불기 2559년 부처님오신날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사바세계에 몸을 나투시며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라는 탄생게를 설파하셨습니다. 부처님의 이 탄생게는 “중생이 겪는 모든 괴로움을 마땅히 편안케 하기 위해 세상에 왔노라”는 룸비니 선언으로 불립니다. 실로 부처님은 불가해한 세계의 무거운 짐과 중생들이 받는 고통을 볼 때마다 커다란 연민에 휩싸여 가슴 아파 하셨습니다.

부처님은 중생들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는 해답을 찾기 위해 뼈를 깎는 정진을 거듭한 결과 마침내 ‘붓다’의 지위를 성취하신 뒤 녹야원에서 첫 귀의한 다섯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 하셨습니다.

“나는 이미 세상과 인천의 올가미에서 벗어났다. 그대들도 이제 세상과 인천의 올가미에서 벗어났다. 그러므로 수행자들이여! 세상으로 나가 모든 사람의 안락과 행복을 위하여 설법하라. 두 사람이 한 길로 가지 말고,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말로 법을 전하라.” 《잡아함경》 <승삭경>

부처님은 우리들에게 ‘평등’과 ‘평화’를 가장 큰 선물로 주셨습니다. 평등이 사회적 지위를 말한다면 평화는 마음의 평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차별로 인한 증오와 다툼을 없애는데 큰 메시지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처님 앞에선 가난한 자들과 낮은 계급의 신분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불교의 평등정신을 일러 ‘무차별 평등성’이라 하는 것입니다.

무차별 평등정신에 반한 변증법 신학의 창시자 바르트(Barth, 1886~1968)는 부처님에 대해 “자비의 전형을 완성한 세상의 빛이다”고 정의했습니다.

진리[법]는 누구도 차별하지 않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누가 어느 곳이 아파하고 홀대받고 있다면 그곳에 먼저 달려가 부처님의 등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법진 스님/본지 발행인 ·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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