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이 지은 행위는 백 겁을 지나도 없어지지 아니하여 인연이 결합하는 때에 가서는 응당 과보(果報)를 스스로 받아야 한다.”라는 말은 불교사상의 근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과의 무서움을 간과한 채 눈앞의 이익에 탐착하는 일들이 우리 주위에 비일비재하다. 더욱이 자신에게 허물과 잘못이 분명히 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대립과 갈등을 키우는 경우도 수없이 많다. 이러한 태도는 화해와 공존이 요구되는 공동체 사회에 걸맞지 않다.

나쁜 업보를 소멸하기 위하여 반드시 참회를 하여야 한다. 육조 혜능대사는 무상참회(無相懺悔)로서 삼세의 죄과를 없애고 몸과 말과 생각의 세 가지 업을 청정하게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 내용을 간략히 인용하면 “제가 순간순간마다 미련하고 어리석은 데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이전부터 지어온 나쁜 짓과 미련한 죄를 모두 참회하오니 단번에 소멸하여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소서. 제가 순간순간마다 교만하고 진실치 못한 데에 물들지 않게 하소서. 이전부터 지어온 나쁜 짓과 교만하고 진실치 못한 죄를 모두 참회하오니 단번에 소멸하여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소서. 제가 순간순간마다 질투에 물들지 않게 하소서. 이전부터 지어온 나쁜 짓과 질투한 죄를 모두 참회하오니 단번에 소멸하여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소서.”이다. 이것이 무상참회다.

“참(懺)이란 지나간 허물을 뉘우침이다. 전에 지은 악업인 어리석고 교만하고 허황하고 시기 질투한 죄를 다 뉘우쳐 다시는 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회(悔)란 이 다음에 오기 쉬운 허물을 조심하여 그 죄를 미리 깨닫고 아주 끊어 다시는 짓지 않겠다는 결심이다.” -《육조단경》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칠 줄 아는 진정 용기 있는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이 되길 염원한다. 부처님은 “참회의 일배(一拜)가 강가의 모래알같이 많은 죄를 없애준다”고 말씀하셨다. 무상참회는 이렇듯 무한한 정화의 힘을 갖고 있다. 세상을 맑히기 위해선 참회의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법진 스님 / 본지 발행인 · 대한불교(재)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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