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알면서도 석산 대종사의 열반 소식을 접한 대중의 가슴은 무너집니다.
어디 대중뿐이겠습니까? 하늘도 땅도 빛을 잃습니다. 삼각산의 산새들도 울음을 그치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 대중은 석산 대종사께서 남긴 말후구(末後句)만을 읊조리고 또 읊조릴 따름입니다.

‘남-석산 북-기종’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대종사의 어산 실력은 정평이 나 있었습니다.

특히 대종사께서는 만해 한용운 스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아 교학에도 조예가 깊었습니다. 게다가 대종사께서는 7년간 범어사에서 동산 스님을 시봉하면서 법기를 닦아나갔습니다. 대종사께서 말보다 실천이 빨랐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비록 대종사의 법신은 가고 없으나 우리 대중은 대종사가 몸소 보이신 실천행을 따를 것입니다.

“출가자가 무릇 시주자의 은혜를 갚는 길은 도를 이루어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 첫 번째이나 먼저 계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대종사의 계행존숭(戒行尊崇)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대종사께서 실천하셨던 것처럼 우리 대중도 몸으로 짓고, 입으로 짓고, 뜻으로 짓고 있는 모든 업을 닦아나겠습니다.

대종사의 행장은 우리 대중에게 양이 끌고, 사슴이 끌고, 소가 끄는 수레와 같습니다. 오욕으로 활활 타는 이 화택세계에서 대종사의 가르침이 있어 우리 대중은 법륜이 이끄는 수레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 은혜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대종사의 영전에 향을 사릅니다.

대종사님!
적멸의 그 자리에 청정한 향 사루어 올립니다. 이제 세연의 무거운 짐을 벗어놓고 무애도인으로서 대자유의 경지를 맘껏 누리소서.

불기 2559(2015)년 3월 19일

지봉당 석산대종사 장의위원회 부위원장 철오 분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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