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은 선 수행과 교학, 밀교가 하나로 융합된 경전이다. 《능엄경》은 전반부 매우 논리적이고 치밀하게 마음의 실상을 논의, 전개하는 탓에 선 수행의 대표적 경전으로 꼽혔다. 후반부에는 어떻게 깨달을 수 있는지, 어떤 수행을 해야 하는지, 수행과정에서 오는 마장의 종류와 벗어나는 법 등을 설하고 있어, 간화선 수행의 필독서로 유명하다.

《능엄경》에서 중요한 것이 〈능엄신주〉이다. 경전에 등장하는 주문 중에서 가장 길기가 길고, 영묘한 힘도 크다고 한다. 〈능엄신주〉로 들어가는 삼매를 ‘능엄삼매’라 한다. 경전 공부를 하든, 기도를 하든, 염불수행을 하든, 참선 수행을 하든 간에 수행 과정 중 만나는 마를 항복받고 장애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능엄신주를 염송했다. 간화선 수행을 종품으로 삼는 우리나라에서도 강원 필수과목으로 《능엄경》을 가르치고, 간화선 수행자조차 능엄신주를 외웠다. 성철 스님은 “화두 중에서 능엄신주 화두가 제일 크다”고 했고, 새로이 능엄신주 한글본을 펴내고 능엄신주 수행을 권장했다.

각산 정원규가 편역한 《선화 상인 능엄신주 법문》은 능엄삼매를 이루어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법과 온갖 마(魔)를 조복받는 두 가지 면을 모두 살핀다. 또한 현세나 내세에서 복락을 누리기를 구할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얻어 성불할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선화 상인 능엄신주 법문》은 능엄신주의 여섯 가지 작용인 성취법(成就法), 증익법(增益法), 식재법(息災法), 구소법(勾召法), 항복법(降伏法), 길상법(吉祥法)을 나누어 설명한다.
또 선화상인의 법문에만 있는 ‘오대심주’가 있다.

선화 상인은 법명은 안자, 자는 도륜이다. 중국 위양종 제9대법손이며, 사호는 선화이다. 1913년 길림성 쌍성현에서 태어나, 1947년 보타산에서 구족계를 받았고, 1949년 홍콩에서 교화했다. 1972년 미국 캘리포니아유키아에 만불성성을 건립한 후 미국 각지에 27개의 도량을 건립했다.

역자는 “《능엄경》의 부처님은 너무도 자상하게 삿된 옆길로 새지 말고 성불의 바른 길로 가기를 당부했다. 가다가 장애를 만나면 없애버릴 수 있는 보검인 능엄주를 주셨다”며 능엄경의 가치를 중요시했다.

정원규 편역/불광출판사/12,000원

서현욱 기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