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 달 26일자로 성명을 내고 한국불교기자협회(이하 불기협)의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성명서에서 밝혔듯이 불기협을 탈퇴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국불교언론의 발전에 불기협이 더 이상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이러한 결정과 판단이 하루아침에 감정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본지는 2년 전부터 불교언론계에 종사하고 있거나 종사했던 선 후배 및 동료들을 상대로 고민을 나눴고 의견을 구해왔다. 불교닷컴 이석만 대표가 조계종의 한 정치승려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던 시점이다. 이 사안을 놓고 불기협이 입장을 표명할 것인가를 놓고 의견을 물었을 때 최다 회원을 차지하고 있는 법보신문의 입김으로 ‘없었던 일’로 무산되자 본지는 당시 불기협의 존재의미에 상당한 회의감을 갖게 됐다. 이러는 과정에서 불기협의 연례행사는 친목단체 수준의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작년 11월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과 관련 선학원과 대립하고 있던 조계종 총무원은 선학원 기관지인 본지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출입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때도 불기협 임원진은 “선학원도 법보신문에 대해 출입금지 하지 않았느냐”는 법보신문의 주장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즉 특정 교계신문의 지배에 놓여져 있음을 스스로 자인한 꼴과 다름없었다.
이러한 줏대없는 처신은 결국 불교언론의 권익과 자존이 짓뭉개져도 ‘나만 아니면 된다’는 배타적 이기주의를 키웠다. 언론이 제도권에 편승하면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상실한다는 것은 뻔한 이치다. 그러므로 본지는 “불기협에 몸담고 있는 것이 수치스럽다”고 표현했다. 나아가 불자대중에게 “용서를 구한다”고도 말했다.

본지는 이번 불기협 탈퇴를 계기로 새로이 거듭나고자 노력할 것이다. 아울러 현 조계종 총무원의 저급한 언론인식을 뜯어 고치는 데 주력할 것을 다짐한다. 관료화된 총무원 종사자에 끌려가는 교계언론의 무사안일적 타성에도 경고를 울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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