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눈으로 본 문화재

 

한 나라가 소유한 문화재는 그 나라의 문화적 역량을 가늠하는 귀중한 척도가 된다. 특히 한국의 가람은 불교의 건축·조각·회화·공예를 함께 수용하고 있는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으므로 그 문화사적 의의가 지대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홍윤식 박사의 역저 ‘한국의 가람’은 전통문화의 이해를 위해서는 매우 바람직한 저서임에 틀림없다.

이 책이 지닌 구조적 특징을 단적으로 말한다면 가람이 지닌 조형적 내용을 굳이 불교 교학적 입장에서 설명하려는 시도가 전권에 일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다년간 불교의 의식 및 불교회화를 연구한 필자의 노력이 불교사상적 측면에서의 접근방법을 도출하였다 할 것이며,이러한 연구태도는 아직까지 시도된 적이 없는 독특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조형작품에 대한 단편적 묘사, 이를테면 양식이나 형식의 변화에만 치중하고 있는 종래의 미술사에 대한 새로운 경종과 함께 시야의 확대를 일깨우고 있다.

그러나 가람의 창건이란 시간적 변이와 함께 공간적 변화를 동시에 구축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들에 대한 교학적 접목이란 자칫 현학적 오류나 혼돈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지만 이 책에서는 이러한 난제들을 비교적 쉽게 취급함으로써 이를 극복하고 있다.

대체로 이 책에서는 각론 형식으로 18편의 글을 싣고 있으나 이 가운데 2편은 서설 격이고, 나머지 16편은 삼국시대 이래 조선시대의 가람에 대하여 주어진 현상에 의거 서술하고 있다.

필자는 서문에서 이 책이 한국 불교문화의 본질적인 접근을 위한 서론에 불과하다는 겸양을 나타내기도 하였으나 전각에 봉안된 불상과 불화를 중심으로 풀이되고 있는 비교적 정확한 묘사는 그간 필자의 관심사로 보더라도 이 방면 해설의 적임자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서명이 ‘한국의 가람’이면 그 첫 부분이 되는 한국가람의 시원과 그 변천에 있어서는 자료의 부족에 기인한 것인지 몰라도 주로 일본 불교의 전래 위주로 상론함으로써 한국가람의 변천을 살피기에는 소홀히 취급한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가람의 성립 과정을 한·일 양국의 자료에 의거, 이를 비교 분석함은 바람직하다 하겠으나 무엇보다 한국의 가람이 지닌 본색에 대한 관심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필자의 관심사가 불교회화에 있으므로 탱화라고 하는 불화에 의한 접근 방법으로서 전각에 대한 해명을 시도하고 있음이 돋보인다. 즉, 전각의 의미와 기능을 가장 적절하게 풀어서 기술함으로써 변화된 가람의 실상과 문제점을 독자로 하여금 이해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가람배치와 전각의 전개에 따른 연관관계는 복합적이므로 그들의 관계정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각론 형식으로 다룬 16사원이 한국 사찰 가운데에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는 시대적 산물이긴 하지만 이로써 한국 가람의 본색으로 삼기에는 어딘지 화두가 잡히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다시 말하면 사원이 지니고 있는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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