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금기시돼온 불교계 제 학회에 대해 애정어린 비판이 나와 신년 초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신라대 조명제 교수는 최근 한국불교사연구소가 발간하는 인문학 계간지 《문학/사학/철학》 2014 겨울호에서 ‘불교학회에 대한 성찰과 전망’이란 글을 써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글은 필자도 언급했듯이 인문학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불교학계도 이러한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더욱이 문제제기가 쉽지 않은 교계 학회의 풍토에서 이 글을 쓴 조 교수의 진정어린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우리는 이 글을 통해서 다시 한번 인문학의 위기를 절감한다. 근래 대학의 구조 조정이 본격화되면서 2011~2013년에 통폐합된 인문계열 학과만 43개에 이른다는 것이다. 또한 2011년부터 정부가 재정지원 제한대학을 선정하면서 평가지표에서 취업률이 결정적인 지표가 되면서 각 대학들이 인문계열이 전체 취업률을 끌어내린다고 보고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도 재확인해 주고 있다.

실제로 동국대 경주 캠퍼스에서도 취업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며 종립학교로서의 건학이념을 상징하는 불교학과를 폐지하려는 논의를 벌였다가 반대여론에 뭇매를 맞은 바 있었다. 사정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인문학의 구조조정이 확대되는 가운데 교수 신규임용도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이 오랜 기간 지속된다면 누가 인문학을 공부하려 들겠는가? 인문학의 위기는 곧 불교학의 위기와 다를 바 없다. 불교학 폐지 논의가 처음엔 무위로 끝났지만 다시 재점화될 가능성은 높다. 그만큼 불교계 학회의 성찰과 전망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환골탈태의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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