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은 올해에도 국고예산 493억원을 받게 된다. “왜?” 라고 의문을 가진 이들이 많아졌다. 그때문인지 그동안 조계종에 관심을 두지 않던 신문매체나 언론도 이제 한마디씩 거든다.

팟캐스트 1위 정봉주의 전국구(전능하신 국민의 입) 특별판 ‘생선 향기’가 수백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성 매수, 불교계에서는 일상화?” “검찰 상부 압력으로 수사 중단돼” “강남 룸살롱 가운데 안 가본 곳이 없다고 한다” “1000만~5000만원 있어야 스님들과 도박” “손만 빌려 지장 찍은 것은 영화에서 조폭들이 재산 뺏을 때 하는 일 그거 아니냐” “조계종 문제 알면 알수록 충격” “정치권 빌붙어 도박·성 매수 하는 불교, 정신 차려” 등이 방송에서 쏟아져 나왔다. 정치인은 종교를 건들지 않는다는 금기가 있다. 정치인의 종교를 ‘기천불’이라 한다. 아침에는 기독교, 점심에는 천주교, 저녁에는 불교라는 뜻이다. 종교는 아무도 안 건드리지만, 정봉주니까 건드리는 것이라며 이런 각종 의혹을 제기, ‘금기’를 깬 자기 “배후에는 정상적인 불교 신자들이 있다”고 했다.

인도에서 불교가 사라진 것처럼 세기말 우리나라에서도 불교가 사라질 수 있을까? 오늘날 조계종은 선각자들의 정화이념을 저버린 채 타락과 부패 집단의 상징이나 심벌처럼 변질해가는 듯하다. 연일 언론매체를 장식하는 현 조계종 일부 권승들의 행태를 보면 차라리 눈을 감고 귀를 닫아버리고 싶은 지경이라고 신도들은 전한다.

조계종 권승들은 혼인 사실이 드러나거나 성 매수가 확인돼도 징계를 받지 않는다. 거액 상습도박과 외국 원정도박에 연루된 16명의 권승을 세간에서는 ‘16국사’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심지어 사명대사 선친 묘소까지도 도박 등 갖가지 비리로 팔려나간 사실도 있다. 그런데도 권승들은 ‘법인관리법’을 만들어 용화선원이나 선학원 등 아무 잘못 없는 법인들의 재산을 관리해주겠다고 나섰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러한 조계종의 풍토를 지적하며 급기야 (조계종의 상징으로 정신적인 지주인) 송담 대선사가 ‘말기 암 선고’에 해당하는 탈종을 선언하기에 이르렀지만, 조계종은 반성과 성찰을 하기는커녕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고 헐뜯는데 급급하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결국, 불교가 국민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국민이 불교를 걱정하게 됐다. 이에 조계종의 모태인 선학원(이사장 법진)은 조계종을 바로 세우기 위해 사부대중과 더불어 제2의 정화운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대한불교조계종이 각종 성 매수, 도박, 폭행, 음주운전 관련 의혹이 끊이지 않는 과정에서 종단 자정을 위한 재가불자 2차 공동선언도 이뤄졌다. 조계종의 정신적 지주인 송담 스님은 탈종을 통해 조계종의 잘못된 수행 가풍에 준엄한 경책을 했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식으로 하나도 변한 게 없는 듯하다. 조계종의 종단권력을 틀어쥔 정치승들은 여전히 반성하지 않으며 부패와 협잡으로 일관하면서 송담 스님이 지적한 바른 수행의 길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2012년 백양사 도박사건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자 당사자 대한불교조계종은 ‘자성과 쇄신 결사 추진본부’(본부장 도법)를 만들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이에 광우병 파동 당시 진실을 알린 우희종 서울대 교수가 다시 나섰다. 우 교수는 도법 본부장이 자승 총무원장의 바람막이 역할은 그만하고 속히 나오라고 했다. 도법 본부장이 “날 설득해봐!”로 ‘맞짱’을 뜨자 교단 자정센터 김종규 원장도 “결사 3년이 지난 지금 한국불교는 외면받고 조계종은 없다”며 “결사는 총무원을 지탱해줬을 뿐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와중에 자승 원장의 제자(종회의원)가 만취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말로 해서는 안 된다…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재가불자들은 종단의 반성을 촉구하면서 동안거 결제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 1일 조계사에서 모였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이번에도 당사자인 조계종이 도법 본부장을 중심으로 매달 100인이 참여하는 대중공사(난상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을 접한 이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또 누구라고? 일고의 가치도 없다.”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이젠 안 믿는다.” “지나가던 소도 웃는다. 누가 무엇을 해!” “여론 면피용 꼼수로밖에 안 보인다.” “이날 참석한 스님들만 잘(해도) 조계종은 문제없다 너(희)나 잘하세요.”라는 식의 질타가 이어졌다.

지난 8월 만취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상좌(아들에 해당하는 제자)인 승려 탄원이 언론 보도 이후 중앙종회의원 등을 사퇴한 바 있다. 팟방 ‘정봉주의 전국구’가 지난 5일 ‘생선 향기’에서 “술을 마실 때 종회의원 우봉도 함께 있었다”고 폭로했다. 승려 우봉은 과거 적광 스님 폭행사건 당시 환속제적원 서명을 강요한 자승 원장의 왼팔로 지난해 10월 자승 원장으로부터 우수 종무원 표창패도 받았다. 다보사 중창주로 등록했다가 신도들이 전혀 아니라며 등록삭제를 요구하는 소송을 당한 사실도 검색된다.

정봉주 전 의원은 “술을 마시던 승려 우봉이 오해받기 쉬운 끈적한 대중음식점에서 잠이 들자, 식당 직원들이 메모지에 ‘스님 저희 먼저 퇴근합니다. 나가실 때 문단속 잘하고 가세요’라는 메모를 남겼다”고 방송했다.

지난 11월 호법부 조사국장 등 요직을 지낸 용인 용덕사 주지 탄탄 승려 역시 만취 음주운전 중 사고를 냈던 사실이 또 발각됐다. 자승 총무원장의 또 다른 아들이다. 탄원의 만취에 원장이 대노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러고 나서 얼마 안 가 또 벌어진 일이 된다고 한다. 종회까지 장악한 총무원장의 탄탄대로에 ‘만취음주운전’으로 두 아들 상좌가 찬물을 끼얹듯 ‘그만 내려놓으라!’고 탄원하는 듯하다. “모두 부처님의 뜻으로 인과응보, 자승자박이 아니겠냐”는 한 신도의 농담이 예사롭지 않다.

지금 우리 불교 대표종단인 조계종이 아파도 너무 아프다. 광우병 때보다 심각하다. 조계종이 이번에도 ‘대중공사’라는 꼼수를 부려 어물쩍 구렁이 담 넘듯 피해갈 수 있을까? 부처님이 살아계셨다면 이들에게 뭐라고 했을까?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 이 글은 조계종의 개혁을 위한 공익적 목적으로 일부 전문가와 신도들의 우려를 전하는 형식으로 작성됐다. 이는 일방의 의견일 뿐 다른 해석과 반론도 충분히 가능하다.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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