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늘어나는 빚더미에 신음하는 서민들을 돕기 위해 분당 대광사가 나섰다.

분당 대광사(주지 월도 스님)는 23일 경내에서 ‘대광사와 함께하는 성남 빚 탕감 프로젝트 모금 대법회’를 봉행했다. ‘성남 빚 탕감 프로젝트’에 종교계가 참여한 것은 대광사가 처음이다.

‘성남 빚 탕감 프로젝트’는 서민들의 장기 연체 부실채권을 시민 성금으로 사들여 빚 청산을 돕는 범사회적 연대 모금운동이다. 2012년 미국의 시민단체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가 시작한 빚 타감 운동 ‘롤링주빌리’가 모태다.

이날 법회에서 주지 월도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이 동체대비고, 육바라밀의 근본이 보시임에도 불구하고 타 종교계에 비하면 불교의 사회활동 참여는 미약하다”며 “물방울이 모여 바위를 뚫듯이 적은 금액을 모으면 큰 빚을 갚을 수 있다. 성남이 빚 없는 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오래 연체된 채권을 금융회사가 회수를 포기한 채 대부업체에 헐값에 팔고 있다”며 “빚 탕감 프로젝트는 채권자가 회수를 포기했음에도 채권 추심 시장에 남아 평생 빚 독촉에 시달리는 시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가 하나의 사회운동으로 퍼져 나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동참자들은 법회가 끝난 뒤 미륵보전 앞 계단에서 2억 5000만원 상당의 채권을 소각했다. 대광사는 이날 모연한 기금으로 부실채권을 사들여 채무자들이 빚을 청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법회에는 주지 월도스님을 비롯해 손동열 신도회장, 이재명 성남시장, 윤기천 분당구청장, 신도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공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