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원이 제2의 정화운동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 법진스님)은 3일 낮 1시 서울 안국동 선학원 2층 회의실에서 임시 이사회의를 갖고 ‘제2 정화운동 선언문’을 채택하고 사부대중의 동참을 호소했다.

재적 이사 11명 중 8명의 이사와 감사 2인 등 10명의 임원이 참석해 성원된 이날 이사회는 임원 선임의 건 등 4개 안건과 제2 정화운동 선언문 등 6개의 주요 현안을 심의 의결했다.

선학원은 이날 채택한 ‘제2 정화운동 선언문’에서 “현재의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등 부정부패 승려들로 인해 한국불교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선학원은 타락한 승려들을 종단에서 추방하고 조계종을 정상화시키기 위하여 정화운동을 다시 한 번 시작함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선언문은 이어 “오늘날 조계종은 (선학원이 이루어놓은) 선각자들의 정화이념을 저버린 채 타락과 부패의 집단으로 변질되었다”면서 “사명대사 선친 묘소까지도 도박 등 갖가지 비리로 인해 팔려나가고 있는데도 저들은 아무런 죄의식 없이 귀한 삼보정재를 탕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승들은 <법인관리법>을 만들어 법인들의 삼보정재를 관리해 주겠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 제2 정화운동 선언문을 채택한 11월 3일 임시 이사회에서 이사장 법진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선언문은 특히 “이러한 조계종의 풍토를 지적하며 급기야 송담대선사가 탈종을 선언하기에 이르렀지만 조계종의 권승들은 반성과 성찰을 하기는커녕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고 폄훼하는데 급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언문은 “권승들은 아무 문제 없으니 ‘가만히 있으라’한다. 이들의 말대로 가만히 있으면 우리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이에 조계종을 바로 세우기 위해 사부대중과 더불어 제2 정화운동을 시작하려 한다”고 천명했다.

선학원은 이 선언문 결의를 통해 △ 갖가지 비리에 연루된 16명의 권승들 조계종 퇴진 △ 총무원장 직선제 시행 △ 출가 2부중(비구, 비구니) 평등 실현 △ 사부대중으로 종단운영 △ 대중공의제를 회복해 재정 투명관리 등을 주장했다.

선학원은  <불교저널>에 제2정화운동 동참자를 위한 서명 사이트를 곧 개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서명자들에게는 제2정화운동 소식을 전해 줄 <불교저널신문>을 무료로 발송키로 했다. 

이날 이사회는 또 임기만료를 앞둔 3명의 이사와 3명의 신임 이사를 선출했다. 내년 1월 2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법진스님, 종근스님, 종열스님에 대해 연임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아울러 감사로 재직 중인 현호스님과 한북스님, 비구니 청안스님을 신임이사로 선출했다. 신임이사의 임기는 내년 1월 3일부터 4년 간이다.

신임이사 현호스님은 1994년 통도사에서 초현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이후 불국사 등 제방선원에서 12안거를 성만했다. 현재 대구 지원정사 분원장으로 있다.
한북스님은 1988년 시몽스님을 은사로 제주 법화사에서 득도했다. 중앙승가대학을 졸업했고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과 동대학 사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대구 보성선원 분원장, 불교저널과 월간선원 편집인이다.  
청안스님은 1980년 대원사에서 원공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봉녕사 강원을 졸업했으며 석남사 등에서 11안거를 성만했다. 현재 경산 자비정사 분원장으로 있다.

감사의 신임이사 선출에 따른 후임 감사도 선출됐다. 후임 감사엔 예산 정혜사 재산관리인 석청스님과 원명스님(영주 관음사)이 선임됐다.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기공식과 전국 분원장 회의는 오는 20일(목) 오후 1시와 3시에 각각 봉행키로 했다.  이사회는 이날 상정된 안건을 모두 처리하고 오후 3시 폐회됐다.

다음은 제2정화운동 선언문 전문이다.

제2 정화운동 선언문-사부대중이 함께 동참합시다

사부대중 여러분!

현재의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등 부정부패 승려들로 인해 한국불교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였습니다. 1950년대의 정화운동을 통해 왜색불교를 척결함으로써 조계종을 탄생케 한 선학원은 조계종의 모태로서 이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선학원은 타락한 승려들을 종단에서 추방하고 조계종을 정상화시키기 위하여 정화운동을 다시 한 번 시작함을 엄숙히 선언합니다.

1700년 전 이 땅에 전래된 불교는 우리 겨레와 더불어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민족문화를 꽃피웠고, 조선시대에는 호국의 일념으로 나라와 백성을 구하고자 수많은 스님들이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민족불교는 왜색화되어 청정수행가풍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이에 만해 용성 도봉 남전 석두 스님 등 민족의 선각자들이 선학원을 설립하고, 조국의 독립과 민족정신의 계승을 위하여 노력했습니다. 해방 후에는 선학원을 중심으로 비구승 대회를 개최하는 등 한국불교의 청정성을 회복하는 정화운동을 전개하여 오늘날의 대한불교조계종을 탄생시켰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하지만 부끄럽게도 오늘날 조계종은 선각자들의 정화이념을 저버린 채 타락과 부패의 집단으로 변질되었습니다. 연일 언론매체를 장식하고 있는 현 조계종 일부 권승들의 행태를 보면 차라리 눈을 감고 귀를 닫아버리고 싶은 지경입니다.

조계종 권승들은 혼인사실이 드러나거나 성매수가 확인돼도 징계를 받지 않습니다. 거액 상습도박과 해외 원정도박에 연루된 16명의 권승들을 세간에서는 ‘16국사’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는데도 정작 본인들은 일말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명대사 선친 묘소 까지도 도박 등 갖가지 비리로 인해 팔려나가고 있는데도 저들은 아무런 죄의식 없이 귀한 삼보정재를 탕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승들은 <법인관리법>을 만들어 법인들의 삼보정재를 관리해주겠다고 합니다.

이러한 조계종의 풍토를 지적하며 급기야 송담 대선사가 탈종을 선언하기에 이르렀지만 조계종의 권승들은 반성과 성찰을 하기는커녕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고 폄훼하는데 급급하고 있습니다. 결국 불교가 국민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국민이 불교를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민족정신의 근간을 이룬 한국불교가 나락으로 침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권승들은 아무 문제없으니 ‘가만히 있으라’고 합니다. 이들의 말대로 가만히 있으면 우리는 공멸할 수밖에 없습니다.

선학원은 이에 조계종을 바로 세우기 위하여 사부대중과 더불어 제2의 정화운동을 시작하려 합니다.

  부처님의 혜명을 잇는 제방의 비구들이여, 용맹스런 사자후를 토하소서!

여래의 길을 따르는 비구니들이여, 정화의 깃발을 높이 드소서!

교단의 수호자인 재가불자들이여,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소서!

 
                                                                      우리의 결의

 1. 갖가지 비리에 연루된 16명의 권승들은 즉각 조계종을 떠나라.

2. 총무원장 직선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라.

3. 출가 2부중(비구, 비구니)의 평등을 실현하라.

4. 사부대중으로 종단을 운영하라.

5. 전통 대중공의제를 회복하여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라.

                                                       2014년 11월 3일 

 

 

민족불교의 성지, 정화불교의 산실

재단법인 선학원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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