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지난 23일 교계 출입기자단과 가진 다담에서 선학원에 대한 입장을 밝혀 주목을 끌었다.

자승스님은 교계기자들에게 “선학원 문제는 종단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선학원은 이제 독립종단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이어 자승스님은 법인관리법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선학원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앞으로 종단 차원의 해결 노력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한다.

자승스님의 이날 발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현 단계로서는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법인관리법에 따른 종단 등록을 이 시점에서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이러한 입장이 총무원장 개인의 의견인지, 아니면 종단 방침으로 확정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는 점에서 오히려 혼란스러울 뿐이다.

더욱이 자승스님은 이날 정제되지 않거나, 정확한 정보를 분석해 입장을 정리한 발언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줌으로써 선학원 해결 문제가 실제로 요원하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자승스님은 “선학원은 좋은 취지로 설립됐지만 사찰을 사유화하고 종단 간섭을 피하려는 사찰이 늘어가면서 잘못됐다”며 “애종심도 소속감도 없다. 종단과의 갈등이 좋은 명분을 준 것 같다.

독립하기 위해 멸빈을 기다리는 사람들 같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일 자승스님이 이러한 입장을 지니고 있다면 종단 수장으로서 참으로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집단과 조직이건 행정의 최고 책임자는 예단과 감정이 개입된 분석은 금물이다. 이러한 점에서 자승스님의 이 발언은 매우 위험한 사고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선학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단순하고 유치하다는 반증인 것이다. 선학원은 한국불교의 역사다. 대한불교조계종을 탄생시킨 현대불교사의 주체다. 선학원을 떼놓고 조계종을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강압과 분탕질로 선학원을 대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역사인식을 갖고 해법을 모색해야 마땅하다.

-불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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