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는 불행한 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흔히 겪는 고통과 외로움과 두려움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마음에 트라우마를 남기고, 이렇게 마음에 새겨진 트라우마가 이후 지속적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유명한 정신치료사인 저자 마크 엡스타인은 "트라우마를 삶의 걸림돌로 보는 대신 트라우마에 잠재되어 있는 변혁의 힘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그 힘이 인간 정신의 완성을 위해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설명한다.

엡스타인은 트라우마를 붓다의 어린시절 이야기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붓다의 엄마인 마야 왕후의 때 이른 죽음이 붓다에게 트라우마로 남았고, 엄마의 죽음에 아들이 상처 받을까 전전긍긍하는 아빠와 가족들의 두려움이 고스란히 붓다에게 전달돼 내면의 공허와 불안을 심화시켰다고 생각한다. 붓다가 성 밖에서 생로병사를 목격하고 출가를 결심하는 것은 가족의 과잉보호에서 생겨난 환상을 깨트리고 진실을 대면한 뒤 트라우마 해결을 위해 길을 떠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책에서 위니컷의 정신분석이론에 바탕을 두고 불교와 정신분석의 상호연광성을 논하면서 우리의 인생 전체에 걸쳐 일어나는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불교 정신을 어떻게 황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

마크 엡스타인 지음, 이성동 옮김/불광출판사/ 값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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