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의 국제관련 보도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의 대(代)가 현 14대에서 끊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햇수로는 약 500 여년이다. 달라이 라마<사진>는 독일 일간지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간섭에 좌지우지되는 후계자를 만드느니 차라리 후계자를 뽑지 않는 게 티베트 불교와 독립운동에 더 낫다는 입장을 밝혔다.

<디벨트>에 의하면 달라이 라마는 27일자 인터뷰에서 "달라이 라마는 14대인 나로 마지막이 돼야 한다"면서 “후계자를 뽑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달라이 라마의 이러한 의견 표명은 최근 중국 정부가 차기 달라이 라마 선정 과정에 개입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달라이 라마는 1642년부터 이어져온 달라이 라마의 대를 끊어서라도 중국 정부의 선정 개입을 방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의 화신(化身)인 달라이 라마를 중국 당국이 결정할 경우, 종교적 혼란이 발생하고 티베트 독립운동도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달라이 라마의 부재가 티베트 불교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불교는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는 종교가 아니다"면서 "500년 가까이 존속해온 달라이 라마 제도는 이제 그 목적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티베트엔 높은 수준의 교육과 훈련을 받은 수도승과 학자들이 있고, 이들을 바탕으로 잘 짜여진 조직이 갖춰져 있다"면서 달라이 라마 없이도 티베트 불교가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내 뒤를 이을 달라이 라마가 유약한 인물일 경우, 이는 달라이 라마 자체를 욕보이는 것 아니겠느냐"며 달라이 라마 선출제를 폐지하겠다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정부의)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인터뷰대로라면 달라이 라마 제도는 현 달라이 라마가 사망하는 시점을 끝으로 사라지게 된다"면서 "이는 티베트가 한 명에게 정치·종교적으로 영향 받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 상황은 달라이 라마가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고 중국도 이를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차기 달라이 라마를 자신들이 지명하는 인사로 앉힐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티베트 독립 세력의 구심점이 사라지고 독립운동이 대폭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중국 내 모든 종교의 의식과 행사는 정부의 허가를 받고 이행돼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처벌 또한 강화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이러한 정치적 상황에서 달라이 라마 사후 티베트 아이 중 그 후계자를 선정하는 기존 전통을 깨고, 자신이 살아 있을 때 티베트 밖의 인물 가운데 후계자를 고르는 방안을 고려해왔다. 하지만 달라이 라마는 이번에 달라이 라마 제도를 아예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처음 대내외에 공표한 것이다.

달라이 라마는 1959년 인도로 망명해 55년간 인도에서 티베트 독립운동을 이끌고 있다. 그는 13대 달라이 라마가 사망한 뒤 다섯 살 때인 1940년 14대 달라이 라마로 즉위했다. 중국은 1951년 무력으로 티베트를 합병했다.

-불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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