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총무원장 도산스님이 총무원장 직을 사퇴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오히려 종단 부채에 책임이 있는 세력들이 종단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청문회를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도산스님은 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사간동 총무원 전승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도산스님은 담화문을 통해 "오랜 기간 난마처럼 얽히고 바위처럼 굳어진 관행과 구태를 청산하지 못하고 다시 혼란과 반목의 구시대적 적폐를 재연하게 된 현 상황에 대해 총무원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종도들에게 깊은 참회를 드린다"며 "또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바라는 원로회의 큰스님들의 우려가 담긴 퇴진권고를 겸허한 마음으로 듣고 향후 종단 운영의 과정마다 초심을 잃지 않도록 스스로를 경계하는 귀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도산스님은 이어 "현재 종단은 막대한 부채로 인한 신용하락과 그에 따른 상환의무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소납이 부채문제 해결을 위한 청문회를 열고자 했던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스님은 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원로회의의 3원장 퇴진 결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도산스님을 지지하는 전국종무원장협의회도 참석했다.

도산스님은 특히 "현재 청문회 자체를 반대하는 일부 세력들이 강하게 반발을 하면서 종무행정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소납은 작금의 혼란이 한국불교태고종이 전통종단으로서 거듭 나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일시적인 혼란과 갈등이 생기더라도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잘못된 과거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참회를 통해 새로운 미래 청사진을 제시해야만 태고종은 종도들과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산스님은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몇몇 소수의 스님들이 종단을 쥐락펴락했던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는 것이 급선무이다"며 "구태세력에 의해 종도들의 개혁열망이 또 한 번 무너진다면 태고종은 더 이상의 회생 동력을 잃고 말 것이다. 소납은 태고종의 전통종단 위상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니 종도들도 원력을 모아줄 것을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담화문을 낭독한 후 도산스님은 원로회의의 3원장 퇴진 결의는 종법을 어긴 불법행위임을 거듭 강조했다. 스님은 "원로회의는 중앙종회에서 결의된 총무원장 해임안을 처리할 권한이 있지 자신들이 총무원장 퇴진안을 상정하고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이것은 종법을 벗어난 위법 행위이다"고 주장했다.

도산스님은 "만약 날 해임하고 싶으면 중앙종회를 통해 종헌종법대로 해임하면 된다"며 "종회에서 안될 것 같으니 원로회의를 끌어들여 이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전 중앙종회의장 혜공스님 측을 비난했다.

도산스님의 기자간담회에 함께한 태고종 전국종무원장협의회(의장 도정스님)는 "중앙종회법 6조에 따라 중앙종회의장 직무대행인 수석부의장을 중심으로 종단의 대의기구 중앙종회를 열어 이번 사태를 처리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한 태고종 전국종무원장협의회는 이날 △원로회의 3원장 퇴진 의결 철회 △종정예하 불경행위 해종행위 간주 △중앙종회 논의 통해 사태 해결을 요청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태고종 내분양상이 총무원, 전국종무원장협의회와 전 중앙종회의장 측, 원로회의로 양분되면서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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