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 이웃종교 지도자 12명을 만난 자리에서 “ 삶이라는 것은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길, 다른 형제들과 함께 하느님의 현존 앞에서 걸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방한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 위원장인 김희중대주교의 안내에 따라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과 인사를 나눴다.

▲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18일 방안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자승스님이 두 손을 모아 합장하자 교황도 두 손을 모아 기도했고, "크게 환영합니다"는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의 인사에 환하게 웃음 짓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박남수 천도교 교령,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구세군대한본영 박종덕 사령관,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대주교,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김철환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김동엽 목사 등이 함께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일이 다 인사를 나눈 뒤 그 자리에 서서 정제천 신부의 통역을 통해 "여기에 함께 와주신 친절함에 대단히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15분간의 짧은 만남에서 교황은 종교 간 이해와 대화를 강조했다. 종교 지도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한 뒤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18일 오후 교황방한 활동 메시지를 발표했다. 자승스님은 메시지에서 “온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준 세월호 문제에 대해 자비로운 눈과 손길로 어루만져 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전한다”며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고, 한 달 넘게 단식을 하고 있는 유가족을 보듬어 주는 모습은 모든 국민이 함께하는 감동의 시간이였다”고 밝혔다.

이어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이들의 교회가 되라는 말씀도 우리 종교지도자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지도자들이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며 “프란시스코 교황의 방한에서 보듯 말이 아닌 실천, 자비와 사랑 그리고 평화를 위한 힘찬 발걸음이 이 땅에 시작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교황방한 활동 메시지 전문이다.

교황방한 활동 메시지

프란시스코 교황 방한은 종교를 떠나 많은 이들을 위로하는 시간이였습니다. 또한 우리사회가 성찰하고 지금 여기서 희망을 찾아가도록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온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준 세월호 문제에 대해 자비로운 눈과 손길로 어루만져 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고, 한달 넘게 단식을 하고 있는 유가족을 보듬어 주는 모습은 모든 국민이 함께하는 감동의 시간이였습니다.

‘한국의 평화는 전세계 안정에 영향을 미친다며, 상대방의 말을 참을 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하라’는 말씀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가르침입니다. 상호 존중속에서 화해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의 발걸음이 새롭게 시작되리라 믿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이들의 교회’가 되라는 말씀도 우리 종교지도자 뿐만아니라 우리사회 모든 지도자들이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프란시스코 교황의 방한에서 보듯 말이 아닌 실천, 자비와 사랑 그리고 평화를 위한 힘찬 발걸음이 이땅에 시작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 승

-공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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