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사유상’에 숨어있는 미학은 무엇일까? 수행자이자 미학자인 명법스님이 ‘반가사유상’이나 ‘서산마애삼존불’처럼 누구나 한번쯤 접해본 불교예술을 통해 미학을 새롭게 해석한 《미술관에 간 붓다》를 펴냈다. 지금까지 서양 미학적 관점에서 예술작품을 분석하는 것이 주류를 이루어 왔다면, 이 책에서는 배트맨과 사천왕의 공통점에서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과 ‘반가사유상’의 차이까지 새롭게 해석한 불교예술과 미학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들을 대비해서 보여줌으로써 불교미학의 핵심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앞서 열거한 작품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이고,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걸까? 저자는 불교예술 작품의 사상적. 미학적 근거는 모두 붓다와 그가 깨달은 법에 있다고 설명한다.

배트맨과 사천왕의 ‘분노와 두려움’이 미학이 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영웅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자신을 희생해 타인을 지키는 수호자가 되기를 자처했기 때문이다. ‘반가사유상’의 몸은 인체의 사실적인 표현은 없지만 단순한 곡선만으로 모든 사유가 끊어진 적멸의 고요함을 보여준다. ‘감로도’는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며, 어느 날 불현듯 죽음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늘 죽음과 함께 있는 것이 삶의 진실임을 보여준다.

명법스님 지음/나무를심는사람들/17,000원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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