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사(韓國佛敎史)는 조계종사(曹溪宗史)인가? ‘조계종’이라는 이름을 붙인 종단이 여럿이니까 다시 묻는다. 한국불교사는 ‘대한불교조계종사(史)’인가? ‘대한불교조계종’이 가장 큰 종단이니까 정서적으로는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실도 그럴까?

조계종 공식홈페이지의 ‘대한불교조계종의 종명(宗名)의 의미’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고려시대에 형성된 조계종은 억불정책의 조선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부침을 거듭하다가 1941년 조선불교조계종으로 재건되었고, 해방 이후 1962년에는 일제의 잔재였던 대처승을 승단에서 정화하여 통합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으로 재출발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1962년에 ‘대한불교조계종’으로 재출발하였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법인관리법> 제2조에서는 “종단의 사찰이 설립한 법인”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조계종이 선학원을 관리하려 드는 근거가 되는 조항이 바로 이것이다. 선학원을 ‘종단의 사찰이 재산을 출연한 법인’으로 보는 것이다.

여기서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종단’이다. 앞서 인용을 통해 살펴본 것처럼 대한불교조계종은 1962년 일제의 잔재였던 대처승을 승단에서 정화하여 통합종단으로 재출발한 종단이다.

그런데 문제는 선학원이 1921년에 설립되었고, 1934년에 재단법인이 되었다는 점이다. 당시에는 ‘대한불교조계종’이 탄생하기 전이므로 ‘종단의 사찰’에 의해 선학원이 설립되었다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니 조계종이 선학원을 현재의 <법인관리법>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스님은 7월15일 조계종 청사에서 종무원들을 대상으로 선학원 관련 특강을 했다. 특강 자료집에 의하면 1962년에 조계종단이 출범되었다고 두 번이나 강조하면서도 “조계종단이 선학원 설립주체이자 실질적인 주인”이라고 적고 있다. <법인관리법>으로 선학원을 관리하려는 종단과 현응스님 주장이 모순에 빠져있는 것이다.

한북스님/본지편집인, 대구보성선원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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