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아직 꽃눈을 살며시 보여주는 이른 봄. 조재익 작가의 일산 작업실에서 객을 맞아준 건 꽃보다 먼저 핀 부처님이었다. 파스텔의 예쁜 색감에 심지어 머리에 꽃도 달고 있는 화사한 부처님.조 작가는 5월 5일부터 16일까지 종로구 통의동 ‘팔레 드 서울 갤러리’에서 제19회 개인전을 한다. 이번에 출품할 작품은 〈붓다-꽃이 피다〉,
“나모붓다야”그는 언제나 이렇게 인사한다. 전화 통화해서도, 대면으로 만나서도, 심지어 문자메시지를 할 때도 그렇다. 그리고 본인을 소개할 때도 ‘나모붓다야’ 운동에 대해 꼭 언급한다. 붓다의 명호를 부르며 예경하여 나의 몸과 마음이 붓다와 하나이기를 기원하는 이 인사를 불교운동으로 퍼뜨리자고 권유한다.그의 나모붓
생선을 싼 종이에서는 생선 냄새가 나고 향을 싼 종이에선 향 냄새가 난다.출판사 침묵의 향기는 20년간 한결같이 영성(靈性), 깨달음에 관련한 책을 펴낸다. 김윤 침묵의 향기 대표는 “궁극의 진실을 알도록 도와주는 책”이라고 풀어서 말했다.책 한 권으로 바뀐 인생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대기업 무역회사에서 8년간 일했다. 일하는 동안은 몸
이맹호 작가의 명함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06호 각자장 이수자’, ‘문화재수 리기능자 화공’이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각자(刻字)는 나무나 돌에 글자를 파서 새기는 작업이다. 서울시 광진구 자 양동에 있는 ‘각연재(刻緣齋)’에서 만난 이맹호 작가는 반야심경 판각을 하는 중이었다. 서각으로 인연
박주남 화백은 충남 보령을 대표하는 작가다.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았지만 오랜 시간 보령에서 활동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보령에서 그를 만난 날은 그가 수덕사에서 전시를 마치는 금요일이었다. 다음날부터는 갤러리 탑에서 전시가 시작되기 때문에 전시작품을 옮겨놓아야 했다. 봄에 하기로 한 수덕사 전시가 코로나19로 미뤄졌고, 다음 전시는 이
"조형물로 볼 때 조선의 문루나 요사는 볼품이 없을지 몰라도 평면구성으로 보면 신개념입니다. 요사를 보면 웃방, 아랫방이 있고 여럿이 모이는 대방, 손님이 묵는 방 등이 요사 하나에 다 들어가 있어요. 위계는 분명하지만 모여 살며, 방 간에 왔다 갔다 하기에는 편리하게 만들어 놓은, 잘 짜인 평면이라는 겁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자수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자수’라 하면 정해진 형식이나 기법을 따르지만 달분의 작업에는 그런 것이 없다. 자기 바느질의 기법이라야 그저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는 가장 단순한 것이고, 대신 길이나 실의 색 등으로 질감이나 분위기를 조절한다. 전통적인 자수와는 너무 다르다. 자수라는 틀을 깨려고 일부러 더 거칠고 남성적인 연출을 한다. 실이지만 회화에 가깝기 때문에 ‘실그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제가 ‘개운사 불당 회복을 위한 모금’을 시작한다고 하자, 주변에서 저를 아끼는 적지 않은 분들이 혹 겪을지도 모르는 불상사를 미리 걱정해 주었습니다. 특히 제가 자칫 논란이 되는 종교다원주의자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는 위험성과 함께 과격한 개신교 근본주의자에 의해 개운사에서 벌어진 일과 비슷한 ‘테러’를 당할지도 모
박 작가가 시작한 단청산수화는 단청과 회화가 융합된, 특히 겸재의 진경산수화와 단청이 융합된 새로운 장르다. 그는 ‘크로스오버(Cross-over)’나 ‘퓨전(Fusion)’의 뜻처럼 장르 간 경계를 허물어 새로운 장르를 창조한다는 발상을 작업에 시도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 이제 세월도 많이 흐르고 국내에서도 남북의 화해무드에 따라 전쟁 이야기는 점점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져 간다. 그런데도 이병용 작가의 프로젝트는 아직 진행 중이다. 이유가 뭘까?“아픔을 나눠서 응어리를 조금이라도 풀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 그 뿐입니다. 보상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위로와 공감이 먼저입니다.”그것이 “한국이 지금 잘 살아서 너무 좋다”라던가 “그때가 다시 와도 한국전에 참전할 것”이라고 말해주던 해외의 참전용사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그가 덧붙였다.
거사불교를 주창하며 생활에서 선(禪)을 수행하도록 문하에 많은 제자를 양성해 ‘한국의 유마거사’로 알려진 백봉 김기추 거사의 제자 최운초(본명 최명돈) 씨는 《눈을 부릅뜨고 와 귀를 가리고 가다》라는 백봉의 전기를 지난 2월 출간했다.
동국대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한 이들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전통과 현대를 어떻게 접목하느냐.이번에 인터뷰한 김선희 작가도 마찬가지다.그는 중·고교 때 미술부에서 실력을 닦다가 고고학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보고 고고학자의 꿈을 꾸었다. 두 가지를 충족할 동국대 불교미술학과에 들어갔다.그런데 졸업하고 작가의 길을 가면 서
그의 작품은 두 가지 화법을 갖고 있다. 직설적이면서도 우화적인 화법. 보는 이에 따라 한 가지 형식으로 이해해도 되지만 둘을 다 안다면 훨씬 울림이 크게 다가온다.
신진환 화백은 무형문화재 118호 임석환 불화장의 이수자다.주요 작품으로는 강화 전등사 명부전, 수덕사 환희대 원통보전, 서울 진관사 명부전, 경기도 만의사와 청운사 등의 불화를 비롯해 경기도 약천사, 순천 선암사 등의 괘불 등이 있다. 또한 금강사 신계사 복원작업에 참가해 벽화를 조성하기도 했다.상주에서 살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형이 살던 대전으로 와
불상 앞에 연꽃이 곱게 올라온 연밭이 펼쳐졌다. 감로탱을 재현한 모습이다.지난 11월 6일까지 불일미술관에는 종이로 만든 꽃[지화(紙花)]이 부처님을 공양하는 전시가 열렸다. 향기만 없다 뿐이지 실제 꽃에 비견할만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이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종이가 어쩜 이렇게 예쁜 꽃이 될 수 있어요?”관람객들은 저마다 눈
교림출판 서우담 대표는 오늘도 7시에 사무실에 나와 바탕화면이 탄허 스님인 컴퓨터를 켠다.새벽 2시에 일어나 남들보다 이른 하루를 시작하는 그의 생활은 출가해서 탄허 스님을 시봉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오는 습관이다.한암 스님께 한 자 한 자 필사해서 배운 탄허 스님탄허 스님은 1934년 한암 스님을 은사로 오대산 상원사로 입산해, 후학을 양성하고 팔만대장경 번
그는 스스로를 “석존의 포로가 된 사람”이라고 했다. 그래서 “부처의 의미에 집중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한다. 불이의 세계관을 조형적으로 보여주면 불자들이 감성적으로 받아들이고 신앙심이 단단해진다고 믿고 있다. 또한 우리 사회가 겪는 세대 간, 진영 간의 극단적인 갈등과 이념적 대립 현상으로 받은 정신적 고통을 치유하는 데 불교의 불이사상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정윤영의 전시회 〈겹의 언어〉가 지난 8월 21일부터 27일까지 삼청동의 갤러리 도스에서 열렸다.자신의 그림에서 식물에 인간의 몸을 투영하려는 콘셉트를 잡았다. 그것을 표현하려면 순수회화가 맞는 것 같아 그림의 스타일을 바꾸어 보았다.이런 희망과 계획이 살고자 하는 마음을 들게 하고 회복에 도움을 준 것은 당연했다. 그는 자신이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주로 비단 바탕에 먹, 분채, 석채, 봉채, 아크릴, 수채, 금분 등의 재료를 쓴다. 한 겹을 그리고 말리면서 다른 한 겹을 그리는 식으로 세 겹, 또는 네 겹까지 작업한 다음 포개어 배접한다.
다가올 5G시대에, 특히 젊은 층으로 불교를 전파하려면 반드시 사전에 작업해야 할 것이 ‘붓다’와 ‘다윈’의 만남이다. 책을 번역하고 출판한 이재석 대표는 "진화심리학이라는 과학의 렌즈에 비추었을 때도 불교의 제안이 진실에 가까움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