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이상하다. 하룻밤 수청 들지 않는다고 죽이겠다는 변사또나 이부종사(二夫從事) 못한다며 차라리 죽이라는 춘향이나 그 사도-마조키즘적 변태성은 다를 게 없다. 아무리 열녀라는 명예가 중하기로서니 목숨보다 더 중하지는 않을 터에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겠단다. 목숨 던지기로는 심청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15살 꽃다운 처녀가 늙은 애비 눈 뜨게 해준
세계가 곧 중생의 마음이다.-대승기신론 1. 논에다 밀을 심으면 빵을 배불리 먹을 수 있을까? 중학교 때 한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으로 기억됩니다. 만약 사도 바울이 서쪽 로마가 아니라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더라면 우리가 지금의 서양처럼 잘 살게 되었을 것이라고.!? ‘근대화=서구화’라는 등식이 별다른 의심 없이 자리하고 있던
조선은 참으로 허약하고 가난한 나라였다. 조선의 백성들은 단 한 번도 배불리 먹고 맘껏 놀아보지 못했다. 경제력이 그 모양이었으니, 군사력인들 오죽했겠는가. 왜란(倭亂)과 호란(胡亂)을 한 번씩으로도 부족하여 재란(再亂)까지 겪으면서도 제대로 된 군사력을 갖추지 못한다. 어지간히 못난 나라 조선. 그런 조선이 500년을 지속하였다. 그토록 화려했던 당(唐)
스포츠가 아름다운 건 감동이 있어서다. 스포츠를 통해 몸과 마음이 아름답게 피어나기에 감동이 물결치는 거다. 감동이란 말은 《예기(禮記)》 〈악기(樂記)〉편에 나온다. 사람의 마음은 사물에 감응하여 움직이게 되는데, 이 감동이 소리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음악의 기원에 대한 설명이다. 미술도 마찬가지다. 스탕달(Stendhal)이 이탈리아 피렌체의 산타크로체
《한시외전(韓詩外傳)》에 닭이 지닌 다섯 가지 덕이 전한다. 이른바 계유오덕(鷄有五德)으로, “머리에 관(冠)을 썼으니 문(文)이요, 발에 갈퀴를 가졌으니 무(武)요, 적을 만나 용감히 싸우니 용(勇)이요, 모이를 보면 서로 부르니 인(仁)이요, 밤을 지켜 때를 알려주니 신(信)이다.”라고 하였다. 그래서였을까? 예로부터 닭은 시인묵객
시든 연꽃에 부처님은 앉아 계신다 —여래장경 1. 보편종교로써의 불교, 성불의 근거는 초월적이며 선천적이어야 한다 종교는 인류와 함께 시작하였습니다. 고대인들은 하늘에서 내려치는 번개를 보며 신의 권능을 상상했고, 한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고 새봄에 돋는 새싹에서 신의 섭리를 생각했습니다. 고대인의 종교성은 그들이 처했던 환경과 어울려 특유의 종교형
지난해에 우리나라의 일인당 국민소득이 2만 4천불이 넘어섰다고 한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9만6천불이니 현재 환율로 대략 1억이 넘는 돈이다. 그런데 주위를 돌아보면 1억을 버는 집은 별로 없어 보인다. 한때 국민소득이 1만불을 넘어섰다며 선진국이 되는 날도 멀지 않았다는 희망이 나라 안에 가득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의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ldq
하늘은 그 마음으로 만물을 두루 덮어도 무심하고, 성인은 그 정으로 만물을 따라도 무정하다. —정호 1. 주자와 육상산, 성인은 아무나 되나? 1175년. 중국의 강서성 연산현(江西省 鉛山縣)에 있는 아호사(鵝湖寺)에 당대의 석학 두 사람이 만납니다. 주자(朱子)와 육상산(陸象山). 주자는 성리학을 집대성하여 이른바 주자학을 완성한 바로 그 주자
마음은 화가. 모든 세상을 그린다 - 화엄경 1. 《양들의 침묵》, 양들은 비명을 멈추었는가? 다섯 번째 희생자! 여자를 납치 살해하고 살갗만 벗긴 채 버리는 연쇄살인범의 등장에 미국은 경악합니다. 이 살인범은 여자들을 성폭행하지도 않습니다. ‘버팔로 빌’이란 별명 그대로 범인은 다만 뚱뚱한 여자들만 골라 납치한 후 살갗을 벗겨낼 뿐입
1. 속제(俗諦), 그 진리와 망념의 경계모든 부처님은 이제(二諦)에 의존하여 법을 설하시니, 첫째는 세속제(世俗諦)요, 둘째는 제일의제(第一義諦)이다.이제는 속제(俗諦)와 진제(眞諦)로 중관학의 중심개념입니다. 속제는 세속제, 혹은 세제(世諦), 진제는 제일의제, 또는 승의제(勝義諦)라고도 합니다. 나가르주나는 《중론(中論)》에서 “만약 이 두
사막은 아름다워.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디엔가 우물이 숨어있기 때문이야. 그런데 눈으로는 찾을 수 없어. 오직 마음으로 찾아야해.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1. 차라리 수미산 같은 아견(我見)을 일으킬지언정 겨자씨만큼도 공견(空見)에 빠지지 말라 오래전 군대 제대하고 지리산에 올랐다가 마침 영광 건설현장에 파견 나가 있던 형님을 찾아가던 길이었
계몽은 예로부터 인간에게서 공포를 몰아내고 인간을 주인으로 세운다는 목표를 추구해 왔다. 그러나 완전히 계몽된 지구에는 재앙만이 승리를 구가하고 있다. —M. 호르크하이머, T. 아도르노, 《계몽의 변증법》1. 모든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다? 중세의 숨막힐듯한 질곡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킨 건 이성이었습니다. 이성은 과학적이며 합리적으로
1. 돈이 행복의 조건? 봄에 사촌들과 삼겹살을 구워 먹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행복의 조건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아내는 행복해지려면 얼마간의 돈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고, 아내의 주장에 사촌동생이 동조했습니다. 제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돈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가 곧장 반론에 부딪힌 것이지요. 제가 물었습니다. 나 : “지금 너는
1. 진실은 어떻게 아는가?진실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여기 한 장의 사진을 볼까요?일본군은 1937년 난징에 진격하여 이듬해 12월까지 머물며 중국인을 비롯한 약 30만 명의 민간인을 학살합니다. 강간, 약탈, 살육. 민간인을 상대로 총검술을 연마하고 심지어 임산부의 배를 갈랐습니다. 이 두 명의 일본군 장교는 이 난징대학살에서 100명의 머리를 누가
진실하여 결코 허망하지 않다. 그러므로 반야바라밀다 주문을 설한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1. 반야(般若)의 다양한 모습반야(般若)는 2종반야·3종반야·5종반야로 분류됩니다. 2종반야는 공반야(共般若)와 불공반야(不共般若)를 말합니다. 이는 판교(判敎)를 위한 구분입니다. 천태종에 의하면
1. 열정적이고, 심오하며, 지배적인 천재의 전형이다.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Joseph Johann Wittgenstein, 1889~1951)은 1889년 오스트리아 굴지의 재벌가에서 5남 3녀 중 막내아들로 태어납니다. 아버지 칼 비트겐슈타인은 철강업으로 당대에 막대한 부를 이룬 성공한 기업가이자 음악 애호가였습니다. 어머니 레오폴디네 또한
틀림없이 죽음에 대한 인식과 삶의 고통과 비참함에 대한 고려야말로 세계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색하게 하고 그것을 형이상학적으로 설명하게 하는 가장 강한 자극이다.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1. 언표될 수 없는 대답에 대해서는 물음도 언표될 수 없다한 철학자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게 되었습니다. 강의 3분의 1쯤 왔을
길을 가는 세 사람 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논어》1.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본래면목(本來面目)은 어떤 모습인가요? 지금의 내 모습은 가짜인가요?괴팍하고 자기만 아는 노처녀 도라(Dora: 페르난다 몬테네그로 분)는 오늘도 중앙역 한구석에 삐그덕거리는 책상을 놓고 손님을 기다린다. 한때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지만 지금은 가난하고 글 모르는
1. 위대한 침묵속으로그리스 테살리아의 벌판에는 하늘의 기둥이라고 하는 바위기둥들이 솟아 있고, 그 꼭대기에 수도원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수도원을 메테오라(Meteora)라고 부릅니다. 메테오라는 그리스어로 ‘공중에 떠 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정말로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깎아지른 바위기둥 꼭대기에 위태롭게 수도원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아니면 결코 전해지지 않는다 ― 《황석공소서》1. 네가 지미 추(jimmy choo)의 신발을 싣는 순간 너는 영혼을 판 거야곱게 차려 입은 신데렐라는 왕자님의 파트너가 되어 황홀한 시간을 보냅니다. 드디어 12시 종이 울리기 시작하고, 황급히 계단을 내려오던 신데렐라는 구두 한 짝을 떨어뜨리지요. 고의인지 아닌지는 아무 상관없습니다만&hel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