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전 망월사 선원에는 이불은커녕 크고 두툼한 좌복조차도 없었다. 참선수행하다 졸리면 덮고 자기 딱 좋은 좌복 따위는 수행자에게 필요 없다며 춘성 스님이 불태워 버렸기 때문이다. 스님은 전국 각지에서 시주로 들어온 좌복들을 불태우길 서슴치 않았다. 대신 대중에게는 스님이 손수 만든 작고 얇은 좌복을 건네주었다.“춘성 스님은 저희들에게 뚜렷하게
인류사에 있어서 새김〔刻〕은 기록을 남기기 위한 수단이었다. 문자가 발명된 뒤 지식이나 정보를 새겨서 남기기 시작했는데, 책을 간행하기 위해 나무에 새긴 판, 즉 책판(冊版)이 대표적이다. 책판은 불교경전과 유교경전은 물론 역사, 문학, 음악, 미술, 의식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지식정보를 고스란히 담아낸 기록문화의 꽃이자, 인류문화의 보고(寶庫)이다. 책판은
판사로 재직하면서 《육조단경 읽기》, 《주석 성유식론》, 《해심밀경》, 《대승입능가경》, 《한문 대역 잡아함경》 등 경전 번역과 연구에 천착해온 지은이가 초기불교를 중심으로 서술한 불교입문서. 2007년에 펴낸 같은 이름의 책을 고치고 다듬어 새롭게 펴냈다. 이 책은 모두 여섯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장에 이어, 제1장에선 ‘삶은 과연 괴로운가
흔히 선이라고 하면 이심전심(以心傳心), 불립문자(不立文字)를 떠올린다. 문자와 경전을 버리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안으로만 파고드는 선 수행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선은 교(敎)를 떠나서 생각하기 어렵다. 《절요》에서 “선(禪)은 선정(禪定)과 지혜(智慧)의 통칭”이라고 하였듯이, 선을 바탕으로 교를 완성시켜야 하며, 교를 근간으로
《길에서 길을 묻다》. 선불교의 공안같은 이 말을 제목으로 대한불교조계종 종립 대구 능인중학교 김영현 전 교장이 책을 출간했다. 부제는 ‘나의 해파랑길 걷기’다. ‘해파랑길’이란 해+파랑(바다)+길의 합성어다. 해파랑길은 신라시대 화랑들이 경주를 중심으로 남으로는 부산까지, 북으로는 금강산에 이르기까지 바다를 따라
석주 큰스님의 발자취를 한 마디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초대 조계종 포교원장, 조계종 총무원장 등 종단 소임을 두루 역임했을 뿐만 아니라 불교개혁, 포교, 교육, 역경, 복지 등 어느 한 곳 큰스님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선학원에서 수행하며 불교혁신에 헌신해 정화를 성취하였고, 칠보사어린이회와 청소년교화연합회 창립
월간 은 우리 불교계의 보배 같은 존재다. 1974년 11월부터 강산이 네 번이나 변한 긴 시간 동안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불자들에게 부처님의 법음을 전해왔다. 40여 년간 이어온 의 발걸음은 불교계뿐만 아니라 한국 잡지계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이 책은 총 480권에 이르는 과월호를 일일이 검토하고 추려내 416쪽에
생활 속 선(禪)의 조화와 선생활의 리듬을 몸소 보여준 수불 스님의 어록. 스님의 첫 저술로 9년만에 나온 개정판이다. 수불 스님은 이 책에서 선(禪)을 활용하는 묘용(妙用)을 강조하며, 이 실제의 묘용을 수행자들이 깨닫고 증득하여 법계의 주인이 되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책의 제목 ‘황금빛 봉황이’는 이런 묘용을 드러내는 상징물이기도
스님들은 왜 장수할까? 스님들은 왜 건강검진 받지 않아도 질병에 걸리지 않고, 화장품을 바르지 않아도 피부가 좋을까?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산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조계종 포교원장 지원 스님이 이런 의문에 답을 했다. 이 책은 부처님 재세 시부터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는 불가(佛家)의 건강법을 담았다. 서점에 온갖 종류의 건강 서적들이
《죽창수필》은 자백 진가·감산 덕청·우익 지욱 스님과 함께 명나라 4대 고승으로 꼽히는 주굉 스님의 수필집이다. 81세에 입적한 스님은 그 이전 해, 자신이 살아온 일흔아홉 해를 뒤돌아보며 후학들에게 꼭 전하고픈 이야기를 죽창 아래서 붓 가는 대로 진솔하게 풀어놓았다. 술이나 식초 따위는 오래 갈무리할수록 더욱 좋은 맛이 나는데,
“큰스님은 《본지풍광》, 《선문정로》 책을 내시고 ‘부처님께 밥값은 했다’고 좋아하셨습니다. 개정증보판을 내고 보니 이제야 ‘큰스님께 밥값은 했다’ 싶습니다.” 성철 스님의 덕화를 기리는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는 원택 스님이 《백일법문》 개정증보판을 내면서 밝힌 소감이다. 《백일법문》은
동산 스님이 탄허, 운허 두 스님과 함께 ‘한국불교의 세 보물’로 일컬었던 관응 스님. 스님은 대강백이라는 칭호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분이다. 금강산 유점사 강원과 중앙불교전문학교을 졸업한 뒤 일본 료코쿠대학에 유학하고 돌아온 스님은 유식학의 체계를 세운 강백이자 유학과 신학문, 철학에도 능통한 학승이었지만, 조계종 제1회 포교대상 수
《언젠가 이 세상에 없을 당신을 사랑합니다》, 《행복도 내 작품입니다》, 《삶이 값진 것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등을 통해 ‘바로 지금 여기’에서 ‘완전 연소하는 삶’의 가치를 역설해 온 월호 스님이 수행과 대중 강연 중 울림이 있었던 지혜의 ‘한마디’를 모아 엮은 잠언집. 사랑, 인연, 마음
지은이는 군 제대 후 불교를 만나 마음수행으로 일생을 보내며 청소년들에게 선지식의 가르침을 전하고자 일생을 바치고 있는 재가법사다. 지은이에게 이 책은 ‘평생의 수행과 삶을 담은 자서전’ 같은 책이다. “젊은 시절 큰스승을 찾아가 법문을 청하고, 법회를 하는 곳이면 ‘먼 길 마다 않고 쫓아다닌 결과물”이
“한글은 절에서 태어났다!”는 책 띠지에 적힌 글귀가 흥미롭다. 한글은 세종이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만들었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조선왕조의 정사인 《조선왕조실록》, 그 중에서도 《세종실록》 어디에도 집현전 학자가 한글을 만드는데 도움을 줬다는 기록은 없다. 심지어 훈민정음 해례 서문을 쓴 정인지조차 “
윤달은 음력문화의 산물이자, 달이 주는 시간 선물이다. 밤하늘에 떠오르는 달이 있는 한 윤달은 언제고 인간과 함께하는 시간이요, 일상 속에 찾아드는 신비로운 시간이다. 우리 선조들은 윤달에는 인간을 감시하는 신들도 휴가를 떠난다고 생각하며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다’고 할 정도로 일상의 금기에서 해방되는 시간으로 여겼다. 사실
활빨빨한 것은 바다에서 물고기가 뛰어오르듯 살아 숨쉰다는 선어(禪語)다. 그런 의미에서 ‘활빨빨한 금강경’은 금강경의 뜻을 일목요연하게 풀이하고, 금강삼매경 풀이와 한국 현대 대선사 7분(경허·한암·탄허·만공·원담·동산·성철스님 등)의 도인으로서의 활빨빨한 선적
근현대 중국불교사를 바꿨다고 평가받는 홍일대사(1880∼1942)에 삶을 소개한 책이 나왔다.《그저 인간이 되고 싶었다》는 홍일대사가 직접 써내려간 글을 가려 엮은 책이다. 탁월한 예술가의 삶을 버리고 출가를 단행한 이유, 계율과 염불을 중시하는 불교관, 인생을 단련하고 죽음 앞에 당당해지는 방법 등을 대사는 글을 통해 전한다. 중국에서 남산 율종의
깨달음 공부의 A부터 Z까지 순서대로 담고 있는 가장 명쾌하고 확실한 안내서 《이것이 깨달음 이다》가 출간됐다. 이 책의 저자인 백창우 거사는 사십대 후반 깨달음을 얻기 위해 직업군인을 그만두고 나와 공부를 시작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공부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의문은 기존의 설명이 답해주지 못했고 저자는 "내가 깨닫는다면 반드시 명확하게 설명하겠
트라우마는 불행한 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흔히 겪는 고통과 외로움과 두려움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마음에 트라우마를 남기고, 이렇게 마음에 새겨진 트라우마가 이후 지속적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유명한 정신치료사인 저자 마크 엡스타인은 "트라우마를 삶의 걸림돌로 보는 대신 트라우마에 잠재되어 있는 변혁의 힘을 발굴해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