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에 태국을 다녀왔는데 비행기 삯을 아끼려고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을 경유했습니다. 상하이에 도착했을 때 날은 흐리고 쌀쌀했습니다. 무겁고 짙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습니다. 먼지 냄새가 많이 난다는 생각도 좀 했지만 무심하게 지나갔습니다.방콕에서 돌아올 때도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상하이에 들렀는데 여전히 회색 도시였습니다. 먼지 냄
인간을 보여주고, 수다를 통해 재미를 유발하는 영화 은 굉장히 독창적인 영화입니다. 기존의 영화가 이야기 중심의 일정 문법을 갖고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런 관습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습니다. 시간성을 무시했으며 장르를 무시했고, 영화에 개인의 프로필을 보여주듯 신상 장면을 끼워 넣는 식으로 새로운 형식을 추구한 영화였습니다.
(미국, 2009)의 주인공 래리는 스스로에 대해 성실하고 도덕적이고 선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자신에게 닥친 불운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고, 신의 뜻을 종잡을 수 없어 그는 혼란에 빠지는 인물입니다. 영화는 래리의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가벼운 화법과 유머로써 코미디를 표방하지만 철학적인 메시지는 묵직한 편입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미국, 2014)처럼 진지하고 성실하게 삶에 대해 탐구한 영화도 드물 것입니다. 는 정공법으로 삶의 의미를 탐색했습니다. 소년이 청년으로 자라는데 걸리는 시간, 12년이란 시간을 투자해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끈기 있게 찾았습니다. 는
핀란드 영화 ‘야곱신부의 편지’(2012)를 본 후 오랫동안 생각했습니다. 과연 내 인생의 목적은 무엇일까? 끝내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죽을 때 결코 후회하지 않게 될까? 하고 2시간 동안 걸으면서 진지하게 생각 했습니다. ‘야곱신부의 편지’의 야곱 신부는 삶의 목적과 현실이 완벽하게
누구나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이 있는데,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면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요즘의 내가 그렇습니다. 지금의 내 모습은 많이 낯섭니다. 누군가를 지독하게 미워하는 모습, 나 자신을 파괴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걸 멈출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내 미움이 정당하냐고 물어본다면 그것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내 미움은 뜬금
, 지금까지 읽은 법정스님의 저서입니다. 청소년기부터 읽은 법정스님의 책은 내 자아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사람인연이든 물건이든 소유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행복을 향한 길
(덴마크, 1987)이라는 영화를 본 후 음식에 대한 생각을 바꿨습니다.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몸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었고, 때로는 종교나 철학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매우 창조적인 일이었습니다. 은 과 함께 가장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던 ‘바라 : 축복’(부탄, 2013)이라는 영화의 개봉을 많이 기다렸습니다. 키엔체 노르부 감독의 팬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이 감독 영화를 두 편 봤습니다. 어린 승려들의 축구에 대한 욕망을 그렸던 ‘컵’이라는 영화와, 물질에 대한 욕망을 부탄의 풍속과 함께 무겁지 않게 표현했던
우연히 젊은 엄마 블로그를 방문했습니다. 5살짜리와 더 어린 아들을 둔 엄마인데, 도서관을 방문했다가 푸대접 받은 사연을 적어놓았더군요. 보통은 이런 경우 글 쓴 사람의 감정에 동조되는데 이번에는 글을 읽을수록 그녀가 이해 안 됐습니다. 자신이 잘못했는데도 다른 사람 잘못으로 상황을 이해하는 사고체계가 궁금할 정도였습니다. 두 아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갔는데
양윤호 감독의 영화 '유리'(한국, 1996)의 명성에 대해서는 익히 들었었습니다. 영화배우 박신양씨의 첫 출연작으로 그가 알몸 열연을 보여줬고, 그 열성에 대한 보답으로 그해 청룡영화제와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던 영화로, 당시 꽤 화제가 됐던 작품입니다. 그때로부터 20년이나 지난 지금 '유리'를 보려고 찾았지만 여의치가 않더군요. 열심히
초등학교 1학년 때 ‘개미와 베짱이’라는 이솝우화를 읽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개미의 모습이야말로 바람직한 삶의 자세라고 배웠습니다. 미래를 위해서라면 현재의 달콤함에 빠지지 않는 인내력이야말로 인간의 미덕이라고 세뇌 당했습니다. 띵가띵가 놀았던 베짱이가 후회와 통한을 느끼면서 눈보라 속을 걸어가는 모습에서는 ‘꼴좋다&rsq
이란을 여행할 때 부자들의 휴양지를 여행한 적 있습니다. 휴양지에 있는 대형 쇼핑몰에서 피자를 먹고 있었습니다. 우리 테이블 바로 옆에는 이란 소년 둘이서 피자를 먹고 있더군요. 소년의 테이블에는 교과서로 보이는 책이 있었어요. 우리 집 애들 또래로 보이는 애들한테 호기심이 생겨서 관심을 좀 보였지요. 그런데 이 소년들의 반응이 놀라웠습니다. 책을 가리키면
여기 한 스님이 있습니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그는 자기 삶이 불편했습니다. 명색이 스님인데 혼자서는 정화의식도 할 수 없고 염불도 못 외웁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자기 삶이 잘 맞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버거운 일상을 약을 먹으면서 간신히 견뎌왔는데 결국 일이 터졌습니다. 학생들 앞에서 성직자라는 직업에 대한 강연을 할 때 종교인에게 기대하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인가’라고 물었을 때 라는 영화에서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불륜에 빠진 어떤 여자는 도덕적이지 못한 사랑 때문에 괴로워 죽겠는데, 이상하게 그 괴로움도 참 아름답게 여겨진다고 말했고, 아기 엄마는 출산 순간이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었지만 경이로웠다면서 아름다운 순간으로 꼽았
의 마지막 장면은 지금까지 본 불교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엔딩 씬이었습니다. 추운 겨울날 동자승은 바랑을 짊어지고 절을 나옵니다. 절에서 나온 동자승을 기다리는 것은 눈보라 휘몰아치는 들판이었습니다. 높이 쌓인 눈 때문에 발이 푹푹 빠지고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세차게 휘몰아치는 눈길을 동자승 혼자 까마득하게 걸어가면서 영화는 막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미국, 2012)는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받은 영화입니다. 이때 그랑프리는 김기덕 감독의 가 차지했었지요. 우연의 일치인지 1, 2등을 차지한 두 영화는 닮은꼴을 보였습니다. 둘 다 종교를 소재로 했으며 해결책은 불교에서 찾았다는 것입니다.는 크리스트교를 소재
영화를 보기 시작하고 처음 얼마 동안은 사실 지겨웠습니다. 영화를 보는 눈이 높아졌는지 제3세계 영화는 많이 허술하게 보였지요. 주인공 연기도 어색했고, 교훈을 주려는 감독의 태도도 거슬렸고, 개연성 없는 조연들도 한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한 10분 쯤 지나자 이런 결점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순수함’과 ‘착함’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말은 에서 비롯됐습니다. 옛날 인도 어떤 왕이 장님 여섯 명을 불러 손으로 코끼리를 만져보고 각기 자기가 알고 있는 코끼리에 대해 말해보도록 하였습니다. 상아를 만진 장님은 무같이 생긴 동물이라고 하고, 귀를 만졌던 장님은 곡식을 까불 때 사용하는 키같이 생겼다고 우기고, 다리를 만진 장님
무문관의 환경은 에서 수사들이 생활했던 삶의 조건보다 더욱 금욕적이었습니다. 그래도 수사들은 바깥 경치도 내다보고, 텃밭으로 나가 식물도 가꾸고, 하루에 세 번씩 미사에 참석하면서 동료 수사를 만나고, 가끔은 다른 수사들과 대화도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무문관 수행은 3년간 좁은 방에서 나올 수조차 없었습니다. 하루 한 끼를 먹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