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축조에 적극적으로 나선 황제는 진시황제, 한무제, 영락제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열정적이고, 저돌적이며, 카리스마가 넘쳤고, 무엇보다 대단히 강한 권력욕의 소유자들이었다. 이들은 주저 없이 장성축조에 나섰고, 그때마다 백성들은 눈물을 뿌려야만 했다. 하지만 장성에는 중국인의 자부심과 긍지 또한 가득하다. 독선적인 권력에 문화적 우월감이 버무려져 백성들의 애한 위로 솟아있다. 그 모순성이 장성을 장성이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 번에 풀어내기에는 벅찬 이야기이다.
1. 지혜로운 자는 법을 만들고 어리석은 자는 법에 통제된다 변법(變法)이란 틀을 바꾸는 것이다. 중국역사에서 변법은 두 번 등장한다. 첫째는 지방분권적 봉건제(封建制)에서 중앙집권적 군현제(郡縣制)로 바뀌는 것이다. 춘추전국시대는 이 패러다임이 바뀌는 진통의 시간이었다. 진시황제에 의해 최초의 통일왕국이 세워지기 전까지 중국은 정전제(丁田制)를 기초로 하
남자와 여자, 주인과 노예, 문명과 야만은 엄격히 구분되어야만 하였다. 전자의 우월성과 후자의 열등함이 확연히 구분되며, 여신은 남신에 비해 격이 떨어지거나 남신에게 종속되어 갔다. 그리고는 마침내 영웅들에 의해 퇴치되어야할 괴물들은 최악의 여성성을 지내고 나타나게 된 것이다.
1. 위대한 어머니 신의 시대 중국의 왕이나 귀족들은 천하의 학자, 문인, 예술가들을 모아 그들의 지혜를 얻는 일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모인 학자ㆍ문인들의 수는 곧 권력자의 힘과 덕의 상징이 되었다. 춘추전국시대 맹상군(孟嘗君), 평원군(平原君), 춘신군(春申君), 신릉군(信陵君) 등은 도덕성과 지혜로 백성들에게 존경을 받았는데, 이들의 휘하에는
1. 프로메테우스와 삼황오제(三皇五帝)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에게서 불을 훔쳐 인간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 죄로 코카서스의 바위에 쇠사슬로 묶여 날마다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는다. 프랑스 상징주의 화가 귀스타브 모로는 형벌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보다는 신 중의 신 제우스에게 맞서는 강인한 투사로 프로메테우스를 그렸다. 그의 눈은 열정으로 빛나며
천하가 모두 중원(中元)의 사슴을 쫒았다. 마침내 유방(劉邦)이 항우(項羽)를 물리치고 사슴을 품에 넣었다. 중원의 사슴이란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 나온 말로, 천자(天子)의 자리를 의미한다. 중원이란 오늘날 중국 하남성(河南省)을 중심으로 산동성(山東省) 서쪽, 섬서성(陝西省) 동쪽에 걸쳐 펼쳐지는 비교적 너른 평원지대를 가리킨다
연재를 시작하며 힐링의 시대이다. TV에서 거리곳곳에서 흔히 마주치는 것으로도 부족해 산사에까지 힐링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펄럭인다. 좋은 일이다. 지치고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는 일이 어찌 잘못이 있겠는가. 하지만 왠지 씁쓸하다. 힐링이 범람한단 말은 그만큼이나 지친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힐링을 말하기 전에 먼저 무엇이 우리를 지치고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칠불통계게 1. 위험한 세상 당나라의 도림(道林, 741〜824)선사는 절강성 진망산(秦望山)의 늙은 소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조과(鳥窠)선사, 혹은 작소(鵲巢)화상이라고 불렀습니다. 마침 그곳 항주(杭州)의 자사로 내려온 백거이(白居易, 7
과연 자본주의는 ‘악’인가? 지난 8월 29일(금) 계간 《불교평론》이 주최하는 “불교의 눈으로 자본주의를 말한다”라는 학술심포지엄이 있었다. 많은 걸 얻을 수 있는 귀중한 자리였다. 심포지엄을 보며 떠오른 몇 가지 생각을 적어본다. 먼저 여섯 분의 토론자 중에 다섯 분이 ‘자본주의=악’, &
날이 새기가 무섭게 참혹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마치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시험이라도 하려는 듯 잔혹한 범죄가 꼬리를 물고 있다. 이런 극악한 현상을 접하며 우리 서민은 분노하지만 곧 무기력한 현실에 좌절하곤 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타인의 고통을 대하는 유형을 크게 셋으로 나누어 보면 이렇다. (1) 타인의 고통이 나의
평상심이 곧 도이다. —마조 도일 1.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정해진 시간에 집을 나섭니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여 정해진 시간만큼 일 하다가 정해진 시간에 퇴근합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반복되는 일상(日常). 뭔가 허전하고, 뭔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문득문득 듭니다. 여행 가고 싶은
세월호 참사가 터지고 100일이 훌쩍 지났습니다. 우리 자신의 부도덕과 무능이 어느 정도인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날들입니다. 대통령은 국가개조라는 말까지 해 가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굳게 했습니다만, 이 땅에는 허위와 무기력이 팽배합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 요양원 화재참사, 모 병장의 총기난사, 군대내의 인격살해, 그리고
하루 일 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 —백장 회해 1. 가사(袈裟)는 조정의 옷이 아니고, 발우(鉢盂)는 종묘의 그릇이 아니다 고대 문명 중에 종교적이지 않는 문명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종교는 고대 문명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을 하나의 공동체 속으로 편입시키는 데에 종교처럼 유효한 것도 없습니다.
“옛사람은 인재를 천거함에 안으로는 친척을 피하지 않았고, 밖으로는 원수를 피하지 않았다. 이는 오직 진실되고 현명한 자를 천거하기 위함이었다.” 정관(貞觀)의 치세를 이끈 당태종(唐太宗)이 신하들에게 인재를 천거하라고 하며 한 말이다. 친척이라고 해서 꺼리지도 말고, 원수라고 해서 피하지도 말고, 오직 그 사람의 능력과 인품만을 보라
개체가 곧 전체이고, 전체가 곧 개체이다. -화엄경 1. 통합을 위하여 서라벌 왕궁에 달빛은 고고했다. 왕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분통이 터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늘 화백회의(和白會議)에서 왕이 제안했던 불교 공인이 또 부결되었다. 왕위에 오른 지 7년이 흘렀건만 왕은 자신의 이상을 펼칠 수 없었다. 화백회의가 번번이 왕의 제안을 부결하였기
어찌 이리도 과격한가? 세월호 참사를 두고 국민들이 언제 해경을 해체하라고 했나? 삼면이 바다인 나라에서 해양경찰을 해체하면 외국어선의 침범이나 각종 해양범죄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건가?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여 잘못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으라는 것이었지…… 더구나 현재 실종자들이 여전히 저 바다 밑에 있고 그들을 찾기 위한
사람들은 상품이 아니라 기호를 소비한다. -장 보드리야르 1. 감옥 예전에는 사형수를 공개적으로 처형하였습니다. 광장이나 시장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가능한 더 많은 고통을 더 오랫동안 겪게 하면서 죽였습니다.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에는 프랑스의 루이15세를 시해하려다 실패한 사형수를 광장에 끌고 와서 얼마나 끔찍하게 고문하다 죽이는지 생생
요(堯) 임금이 하루는 자신이 정치를 잘 하는지 못 하는지 알고 싶어 들에 나갔다. 마침 밭을 갈고 있는 늙은 농부를 보고는 지금 왕이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늙은 농부 왈 : “해 뜨면 일하고 해지면 쉬네, 우물 파 물마시고 밭 갈아 밥 먹는데 임금이 내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라고 노래하는 거였다. 이 노래를 들은 요임금은 자신이
하나의 마음에 의지하여 두 개의 문이 열린다. -대승기신론 1. 자유와 평등은 함께하지 못하는가? 자본주의는 자유를 누리는 대신 평등은 희생할 수밖에 없다고 하며, 공산주의는 평등을 실현하는 대신 부자유를 감수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전자는 자유를 선택한 대가로 빈부격차의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후자에서는 경제적 평등을 구현하는 대신 자유가 제한됩니다. 그렇다
“전하께서는 훌륭한 자질로 열심히 학문을 익혔으니 군주로서 높은 수준에 도달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근본을 함양하는 공부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그러므로 말과 행동이 깊은 생각 없이 경솔하고 급하여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듣기 민망한 이 인신공격성 발언은 옥오재(玉吾齋) 송상기(宋相琦)가 숙종(肅宗)에게 보낸 상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