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법공양은 향, 등, 꽃, 과일, 차, 쌀 등의 여섯 공양물을 상단에 올릴 때, 악기 반주에 맞추어 범패로 소리를 공양하고, 작법(나비무)을 통해 춤까지 더하는, 악가무(樂歌舞)가 총체적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입니다. 모든 불·보살·성현에게 정성스럽게 마련한 공양구가 부족함이 없도록 하고, 설판한 인연의 공덕이 원만하게 회향될 수 있기를 발원하는, 정성에 정성을 다하는 절차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 〈넘버3〉에서 검사 마동팔(최민식 분)은 자신을 매수하려는 조직폭력배인 서태주(한석규 분)에게 이렇게 말한다.“내가 한 마디 충고하는데, 네가 앞으로 뭘 하든, 하지 마라.”한국영화사를 통틀어 이보다 선(禪)의 정신을 단박에 드러내는 대사가 또 있을까. 불교적 소재와 주제를 내세운 배용균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이나 김기덕의
뜨거운 태양 아래쉴 곳이 필요하다.붓다의 그늘은우리 사는 세상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모든 사람들이 붓다의 그늘에서행복하고 안락하기를 희망한다.
강화역사박물관 안에는 400년을 살아온 탱자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높이 4m, 밑 둘레 1m가량 되는 이 탱자나무는 천연기념물 제78호로 지정된 보호수입니다. 강화지역은 탱자나무가 야생에서 자랄 수 있는 북방 한계선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 탱자나무에는 외적의 침략을 막으려는 우리 선조의 바람이 깃들어 있습니다. 강화성에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도록 성 외곽에 울타리 삼아 심은 탱자나무 중 한 그루지요.탱자나무가 있는 강화역사박물관은 갑곶돈대 경내에 있습니다. 돈대는 주변 관측이 쉽도록 높고 평평한 땅에 설치한 소규모 군사시설입니다. 강화도 해안가에는 5진(鎭), 7보(堡), 9포대(砲臺), 53돈대(墩臺)의 군사시설이 있었는데, 효종의 북벌 계획과 숙종의 국방력 강화 노력의 결과물입니다.고려와 조선이 강화도를 군사적으로 중요하게 여긴 것은 적이 쉽게 접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강화해협, 즉 강화도와 김포 사이 바다는 물 흐르는 속도가 빠르고 갯벌이 드넓어 적이 쉽게 상륙할 수 없습니다. 강화해협을 염하(鹽河)라고도 부르는데, 거센 바다 물살이 마치 흐르는 강과 같다고 해서 지은 이름입니다. 강화도는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을 쉽게 통제할 수 있고, 해로로 호남·호서지방의 풍부한 물자를 수월하게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외침에 맞서 장기전을 펼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곳이지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길었던 장마가 끝났다. 지난 몇 년간 폭염과 마른장마가 이어지더니, 올해는 긴 장마와 집중호우가 닥쳤다. 전 세계도 오랜 가뭄과 이로 인한 산불, 예측 불가능한 태풍과 홍수 같은 기후 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후 변화는 이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우리가 안고 가야 할 일상이 되었다.지구라는 터전에 기대어 살아가는 뭇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 변화는 끊임없이 생산하고 소비할 것을 강요하는 욕망과 무지가 근본 원인이다. 끝을 알 수 없는 탐욕은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를 초래하고, 인간을 파멸로 이끈다.
제가 ‘개운사 불당 회복을 위한 모금’을 시작한다고 하자, 주변에서 저를 아끼는 적지 않은 분들이 혹 겪을지도 모르는 불상사를 미리 걱정해 주었습니다. 특히 제가 자칫 논란이 되는 종교다원주의자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는 위험성과 함께 과격한 개신교 근본주의자에 의해 개운사에서 벌어진 일과 비슷한 ‘테러’를 당할지도 모
나는 자유롭기를 희망한다.그러나 많은 인연의 끈으로대자유를 누리기 쉽지 않다.큰 정진으로 부처님이 대자유인이 되셨듯나도 정진을 통해 대자유인의 삶을 서원한다.
2020년의 반이 지나가버린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는 코로나19사태로 큰 혼란에 빠져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법인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회적 접촉으로 발전한 인류에게 치명적인 브레이크이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인간은 위험에 처할 때 사회적 거리보단 사회적 접촉을 추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어떻게든 모여서 침을
마하시선원의 하루는 오전 3시에 기상해서 오후 9시에 마무리됐습니다. 수행을 중심으로 돌아갔습니다. 이곳에 오고 이틀 정도는 시끄러운 소리에 적응하느라 명상이 힘들었습니다. 수행자에게는 명상이 전부인데 그것이 안 되는 하루는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틀쯤 지나 이곳 생활에 적응이 되니 명상을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었습니다. 배의 오르내림을 관찰하면서 앉아있었는데 미세한 감각까지 관찰할 수 있었으며 생각 때문에 방해받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름 편안하면서도 즐거운 기분을 느끼며 앉아있을 수 있었습니다.‘오늘은 또 뭐 해먹지’ 하며 밥 할 걱정 안 해도 되고, 할 일도 없고, 딱히 걱정할 거리도 없고, 오직 명상만 하는 게 일상이었는데, 나에게는 너무나 좋았습니다. 어떤 날은 이렇게 쭉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특히 좌선을 좋아했습니다. 좌선을 할 때 편안함이 깊어지는 경험을 즐겼습니다. 위빠사나 수행이 내게는 생소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수행에 익숙해지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 내가 해오던 간화선 수행보다 쉽고 재미있었습니다. 1시간 30분 정도 좌선을 하고 30분 행선하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원래는 1시간씩 교대로 해야 했지만 좌선시 집중이 잘 됐기 때문에 행선은 좌선 때 쌓인 긴장감을 풀어주는 정도로만 이용했습니다.
랏타빨라라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아주 강대한 꾸루(Kuru)국 청년으로,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부유한 집안의 외아들이었습니다. 워낙 부유해서 이 청년은 죽을 때까지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돈을 벌 일도 없으며 그저 부모가 물려주는 재산으로 먹고 마시고 즐기다 이곳저곳에 보시하며 복을 짓고 살면 그만인,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사람이었습니다.어느 날 랏타빨라가 사람들과 함께 부처님을 뵈러 갔다가 법문 몇 자락을 듣고는 그만 커다란 감동을 받고 말았습니다. ‘받고 말았다’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이 부유하기 이를 데 없는 금수저 청년이 출가하고 싶다는 강렬한 바람을 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은 그에게 말씀하셨지요.“출가하려거든 부모님 허락을 받고 오시오.”글쎄요, 청년의 부모가 외아들의 출가를 허락할 리 만무입니다. 부모는 이렇게 말했지요.
불(火)의 씨앗이란 뜻의 불씨란 말이 있다. 불씨는 한국인의 언어생활에서 보통 긍정적 의미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전쟁의 불씨, 재난의 불씨, 위험의 불씨 등 하나같이 부정적인 단어와 말뭉치를 이루어 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생활의 측면에서는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화로의 불씨가 끊어지면 집안이 망한다.’라는 속담도 있고, 이사할 때 새 집에 가장 먼저 가스레인지 류(類)의 화기(火器)가 들어와야만 평탄하게 살 수 있다고 믿는 세대가 아직 이 땅에 살고 있다. 이때 불씨는 인간의 일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으로 대우받는다.불교는 ‘불씨’와 꽤 긴밀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정도전이 조선을 유교국가로 만들어보겠다고 각 잡고 쓴 불교비판서 《불씨잡변》에서 ‘불씨(佛氏)’는 석가모니를 지칭한다. 또 대승불교에서 ‘중생은 모두 불성(佛性)을 지닌 존재’라고 말할 때 불성은 불종성(佛種性)에서 출발한 것이다. ‘종(種)’은 씨앗이니, 중생은 성불(成佛)의 씨앗을 품은 ‘불씨〔佛種〕’인 것이다. 선가에서 법맥 전수의 은유로 쓰는 ‘전등(傳燈)’이란 말도 등을 밝히는 불〔火〕의 씨를 이은 것이고, 그때 불씨란 불(佛)의 혜명(慧明)과 상통한다. 그 가운데서도 불씨와 각별한 인연을 지닌 선사가 있으니 그가 바로 위산 영우(潙山 靈祐, 771∼853)이다.
인류 기원 이래 태어난 사람 중 죽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도(道)를 좇아 한 평생을 산 출가수행자도 결국은 죽고, 그 주검을 처리하는 일련의 의식은 절집에서도 치러집니다. 재가자의 주검을 불태워 장사지내는 걸 화장(火葬)이라고 하는 반면 입적한 스님의 법구를 불태워 장사지내는 것은 다비(茶毘)라고 합니다.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밥을 밥이라 하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뇌를 ‘수해(髓海)’라 하여 인체의 정수(精髓)가 풍부하게 모여있는 곳으로 보았습니다.수해가 부족하면 머리가 빈 듯하고 귀가 울리며, 정강이가 시큰거리고 눈앞이 어지러워져 잘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 꼬리뼈에서 경추와 그 위인 뇌까지 연결되는 선을 따라 골수가 채워져 있다고 보았습니다. 골수가 부족하면 뇌수 역시 부족해지고 수해가 풍부하지 못하면 두통이 온다고 했습니다.현대의학으로 봐도 경추부와 후두부 주변의 순환이 좋지 않을 때 그 주변에 긴장이 생겨 두통을 유발하게 됩니다. 흔히 ‘뒷골이 당긴다’는 표현하지요. 척추가 뻣뻣하고 굳으면 신체활동도 느려지고 저하되지만 두뇌활동이 저하됨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박 작가가 시작한 단청산수화는 단청과 회화가 융합된, 특히 겸재의 진경산수화와 단청이 융합된 새로운 장르다. 그는 ‘크로스오버(Cross-over)’나 ‘퓨전(Fusion)’의 뜻처럼 장르 간 경계를 허물어 새로운 장르를 창조한다는 발상을 작업에 시도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는 인류를 공포와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세상살이의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졌고, 인류가 앞으로 헤쳐가야 할 세상은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전염병이 몰고 온 우울한 풍경이다.병(病)은 늘 인류와 함께해 왔다. ‘병듦’이 태어남〔生〕, 늙음〔老〕, 죽음〔死〕과 함께 삶의 네 가지 고통〔四苦〕 중 하나인 걸 보면 병은 인생에서 반드시 겪어야 할 과정이자 요소임을 알 수 있다.어느 날 나쿨라라는 장자가 부처님께 “늙고 병들어 근심과 괴로움이 많다”며 가르침을 청했다. 부처님은 “몸에 의지하면 잠시 동안만 즐거움이 있을 뿐”이라며, “몸에는 병이 있더라도 마음에는 병이 없게 하라.”고 당부하셨다.
전북 전주시와 김제시를 허리에 끼고 김제·만경의 너른 들(김만평야)을 굽어보고 있는 모악산(母岳山)은 높이가 793.5미터에 불과한 그리 크지 않은 산입니다. 여느 명산처럼 웅장한 모습이나 기암괴석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이 산은 고된 삶 속에서도 평화롭고 평등한 미륵의 세상을 꿈꾸며 살아간 이 땅의 민초들을 품은 넉넉한 산입니다.평온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경쟁해야 합니다. 때로는 남의 불행을 발판 삼아 딛고 올라서야 하고, 때로는 내가 상대의 재물이 되어야 합니다. 삶이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 가늠하기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사방을 분간하는 것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욕망의 그물에 사로잡힌 삶은 늘 고통과 두려움의 연속이기 마련입니다.두려움과 고통이 없는 평화롭고 평등한 미륵의 세상은 어쩌면 어머니 품안에 안긴 어린 아이가 마주하는 세상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머니 산〔母岳〕’이라는 이름에는 모든 위험과 두려움으로부터 자식을 지켜내는 어머니의 깊고 너른 품처럼, 고통스러운 삶을 위로 받고 지친 마음을 기댈 수 있는 넉넉한 품이 되어주길 바라는 민초들의 바람이 담긴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기를 안은 우리네 어머니를 닮은 큰 바위가 산꼭대기에 있어 ‘엄뫼(어머니산)’라 불렸다는 이야기를 마냥 흘려들을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모든 일에흔들리지 않고정진할 수 있는 힘을 주세요.무소의 뿔처럼 가다보면부처님이 꿈꾼 아름다운 세상에 도달하겠지요.
오전 9시까지 선원 오피스센터에 도착해 곧바로 방을 배정받고 명상복을 갈아입은 뒤 9시 40분에 점심을 먹기 위한 줄에 섰습니다. 친절한 한국인 수행자가 있어 나에게 이것저것 일러주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는 중국계 노스님에게서 팔계를 받고, 한국어로 된 위빠사나 기초지식에 관한 녹음 내용을 20여 분 들었습니다. 한국인이나 일본인, 중국인이 많이 오다 보니
영화 〈위대한 침묵〉은 프랑스 봉쇄 수도원 수도자들의 침묵수행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수도원은 알프스 산맥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톨릭교회 중에서도 가장 엄격한 규율을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 그랑드샤르트죄즈수도회 소속의 카르투지오 수도원이다. 1688년에 지어진 이후로 한 번도 일반인에게 내부를 공개한 적이 없을 정도로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곳이었다.
요통은 허리의 통증을 말하는데 때로는 허리통증과 함께 허리와 다리, 무릎 등이 저리고 당기면서 아픈 요각통의 증세로 변하기도 합니다. 요통 환자들이 호소하는 불편함은 무척 다양해서 그저 허리가 묵직하며 뻐근한 증상부터 누워서 몸을 일으키기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까지 여러 형태로 나타납니다. 밤에 더욱 심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는 자고 일어났을 때 아픈 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