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 공부를 할 때는 무엇이 되었건 만나는 것마다 모조리 물리쳐야 한다. 오로지 화두만 각인시켜 놓고 그 밖의 어떤 것도 화두가 자리 잡은 곳에 끼어들게 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이 화두에 혹을 붙이는 미망의 근거가 되므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인다”라는 임제(臨濟)의 말은 간화선의 처방전에 감초와 같은 요소가 된다. 죽이
지난달 일본에서 93년 만에 돌아온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의 환수를 알리는 고불식이 11일 오대산 월정사에서 열렸습니다. 실록 환수 이후 보관 장소를 두고 치열한 대결이 벌어지고 있던 터라 불교계 안팎에서 이번 행사에 쏠린 관심은 컸습니다.이번에 일본에서 환수된 실록 오대산본은 47책입니다. 실록의 보관 후보지로는 월정사, 서울대 규장각, 국립고궁박물관, 천
서울 밤하늘을 수놓는 붉은색 십자가. 십자가 수만 보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하나님의 도시’다.한국전쟁 이후 남한 사회는 고도의 성장을 구가했고, 교회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도심 한가운데에는 대형교회가, 변두리에는 개척교회가 복음을 전파했다. 어느 덧 교회는 우리 안방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이에 비해 불교는 내홍의 역사로 점철됐다. 소위 정화를
1. 가족법회 활성화 신도시에는 30대 부부가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중산층 가정이 많다. 일산 여래사처럼 일요법회에 가족이 함께 참여하거나, 탄현 원각사의 경우처럼 거사림법회가 신도회를 주도할 정도로 거사들의 법회 참석률도 높아 가족법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신도시 포교당은 어린이법회 및 가족법회를 개최하면서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
도시 포교의 새로운 전략을 세우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센서스에서 ‘구멍 뚫린 도심 포교의 현실’을 직시한 불교계에서 ‘새로운 페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 예전과는 다른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는 것이다.불교계에서는 도시의 절이나 포교당이 지역 주민들에게 정신적인 귀의처와 깨우침의 사회화를 실현하기 위한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대대로 전해 오는 우리나라의 정신수양법이 서양의학의 정신분석학보다 우리나라 사람의 정신치료에 더 적합할까? 현재까지 서양의학에서는 정신분석 및 치료는 프로이트나 융의 정신분석학 이론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흐름이 중심이다. 지난 30여 년간 연구 및 진료 활동을 해 온 한국정신치료학회는 서양의 정신분석학 이론을 포괄하면서 우리나라 전통사상
74년 첫 출발 … 연구자 대폭 증가 한국에서 심리학 및 정신치료가 불교와 만난 것은 1970년대 중반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의 단초가 된 게 바로 1974년 출간된 이동식의 『한국인의 주체성과 도』와 『노이로제의 이해와 치료』다. 그는 이들 저술을 통해 불교의 인식론과 심리학 연구의 유사성 및 수도과정과 정신분석치료과정의 특징을 비교 고찰함으로 새로운
심신 수련, 또는 수행이 유행이다. 한국 불교의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이 도시로 내려온 것은 이미 오래됐고, 남방 불교의 전통 수행법인 위빠싸나, 사마타 등도 대중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얼핏 보기에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것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 사회가 이런 붐이 일지 않으면 안될 만큼 심신이 피폐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데 있다. 우
지율(持律)·지계(持戒)로 정진하라 출가수행자들이 삼보(三寶)의 하나로서 귀의와 공양·공경을 받게 되는 것은 청정한 계행에 근거한 수행을 하기 때문이다. 계와 율은 개인의 청정과 해탈, 그리고 승단의 청정과 화합을 실현하기 위한 출가자의 삶의 질서이고 수행의 내용이다. 2006한국교수불자대회에서 충남대 이평래 교수는 “불교에서의 교단은 쌍가(Sanga, 승
공부, 스스로 청정(淸淨)하게 하는 일 어른 스님들을 뵈면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독특한 향기와도 같은 그 무엇이 있다. 그 스님들은 자고로 몸보다는 마음이 크고, 마음보다는 일신의 법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관암 스님(불광선원장·대구·사진) 역시 그런 면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어른 스님이다.제가 출가가 좀 늦어요. 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이
우리는 절에 가면 앞만 보고 올라간다. 목적지는 대웅전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대웅전 속 부처님이다. 부처님도 최종 목적은 아니다. 진짜 목적은 부처님 앞에서 무언가를 비고 싶은 욕심이다.향림사(주지 묘혜 스님·경북 경산). 장군산 자락에 앉아 있는 이곳에서 근대 한국불교의 대들보였던 향곡혜림(香谷蕙林·1912~1978) 큰 스님의 흔적을 찾기란 아주 쉽
“님의 침묵 푯대 삼아 가없는 대중 항해를”현대시ㆍ시조의 구분을 떠나 한국의 내로라하는 시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시인이 되고자 시인학교에 등록한 학생과 일반인들을 비롯해, 청소년 백일장에 참가한 청소년들과 새내기 시인, 원로 시인 할 것 없이 시를 사랑하고 즐기는 모든 이들이 ‘만해’의 이름 아래 한 자리에 선 것이다.올해로 8번째를 맞이하는 2006
조영록 교수, 도의국사 수계처 발견 도의국사(道義國師·생몰년 미상)가 입당구법 길에서 서당지장(西堂智藏·738~817, 735~814) 선사로 부터 법을 받았던 ‘광부 보단사(廣府 寶壇寺)’로 추정되는 곳이 발견됐다.지난 7월 12일부터 19일까지 중국 광동성과 강서성 일대의 도의국사 행적을 좇은 동국대 조영록 명예교수가 “중국 광저우 소관시(韶關市) 혜민
“차훈명상, 아이들의 몸·마음 건강하게” 어린이 포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관련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현장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발간된 『아동차훈명상』(하늘북 刊)은 다소 생소한 주제인 ‘차훈명상’을 어린이용으로 체계화시켰다는 점에서 현장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 책의 저자 정명 스님(사진)을 만났다.
전국 사찰에서는 ‘윤월불사(閏月佛事)’가 한창입니다. 사찰들은 생전예수재 법회를 열고, 불자들은 업장소멸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행사들이 불교의 참뜻을 왜곡할 수도 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부처님이 『육방예경』을 통해 모범을 보인 바와 같이, 이미 전통이 된 윤달불사를 배척하기 보다는 불교적
不解作客 불해작객勞煩主人 노번주인面無踵色 면무참색少喜多嗔 소희다진 손님이 되어주인을 괴롭게 하지 말라.얼굴에 부끄러운 빛이 없도록적게 기뻐하고 많이 성내라. 鶴鳴 啓宗(1867~1929), , 석정 소장. 학명(鶴鳴) 스님은 순천 구암사에서 설두(雪竇) 스님을 은사로 출가, 득도했다. 불갑사, 벽송사, 선암사, 송광사 등에서 끊임없이 수도에 전념했고, 34
첫 식차지(植茶地) 몽산 그리고 공차(貢茶), 몽정차(蒙頂茶) 오랜 세월의 풍상 속에서도 빛바래지 않고 변함없이 다인들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는 유명한 대련(對聯) 중에는 “揚子江中水, 蒙頂山上茶(양자강중수, 몽정산상차)”란 문구가 있다. 이는 천하제일천인 양자강 중령천(中굳泉:본지 2006년 4월호 게재)물과, 몽정산(蒙頂山)에서 나는 차가 최고임을
송말원초의 임제종의 맥을 이은 고봉원묘 선사가 1294년에 지은 설법모음집인 『선요』는 실참실오에 의한 간화선의 요체이며, 선문납자의 정안을 열어주는 지침서로, 화두를 참구해서 일념이 되고 은산철벽을 투과하여 확철대오에 이르는 공부 과정에서 각 단계마다 필요한 요소나 경계해야 할 사항을 말하고 있다.이번에 발간된 『선요』는 안진호 스님의 오류를 일부 수정한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일까. 생사윤회를 벗어나지 않는 이상, 생전에 자신이 지은 선과 악의 업(業)에 따라 또 다른 삶의 고리와 연결된다는 것이 불교의 윤회관이다. 그렇다면 또 다른 삶은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될까. 업에 대한 평가는 누가, 어떻게 할까.이런 내용을 담은 경전이 〈시왕경(十王經)〉이다. 〈불설예수시왕생칠경(佛說豫修十王生七經)〉과 〈불설지장
서로 거울을 들고 이해의 실마리 좇아 이 책은 불자가 쓴 것이 아니다. 비교종교학자이자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온 저자가 은퇴를 앞두고 자신이 그동안 강의해온 불교 이야기를 일반 독자를 위해서 풀어놓은 책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비교종교학적 시각에서, 특히 그리스도인과 불자의 상호 이해를 염두에 두고 저술된 불교 이야기다. 저자는 캐나다 리자이나대 오강남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