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칠불통계게 1. 위험한 세상 당나라의 도림(道林, 741〜824)선사는 절강성 진망산(秦望山)의 늙은 소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조과(鳥窠)선사, 혹은 작소(鵲巢)화상이라고 불렀습니다. 마침 그곳 항주(杭州)의 자사로 내려온 백거이(白居易, 7
평상심이 곧 도이다. —마조 도일 1.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정해진 시간에 집을 나섭니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여 정해진 시간만큼 일 하다가 정해진 시간에 퇴근합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반복되는 일상(日常). 뭔가 허전하고, 뭔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문득문득 듭니다. 여행 가고 싶은
하루 일 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 —백장 회해 1. 가사(袈裟)는 조정의 옷이 아니고, 발우(鉢盂)는 종묘의 그릇이 아니다 고대 문명 중에 종교적이지 않는 문명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종교는 고대 문명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을 하나의 공동체 속으로 편입시키는 데에 종교처럼 유효한 것도 없습니다.
개체가 곧 전체이고, 전체가 곧 개체이다. -화엄경 1. 통합을 위하여 서라벌 왕궁에 달빛은 고고했다. 왕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분통이 터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늘 화백회의(和白會議)에서 왕이 제안했던 불교 공인이 또 부결되었다. 왕위에 오른 지 7년이 흘렀건만 왕은 자신의 이상을 펼칠 수 없었다. 화백회의가 번번이 왕의 제안을 부결하였기
사람들은 상품이 아니라 기호를 소비한다. -장 보드리야르 1. 감옥 예전에는 사형수를 공개적으로 처형하였습니다. 광장이나 시장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가능한 더 많은 고통을 더 오랫동안 겪게 하면서 죽였습니다.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에는 프랑스의 루이15세를 시해하려다 실패한 사형수를 광장에 끌고 와서 얼마나 끔찍하게 고문하다 죽이는지 생생
하나의 마음에 의지하여 두 개의 문이 열린다. -대승기신론 1. 자유와 평등은 함께하지 못하는가? 자본주의는 자유를 누리는 대신 평등은 희생할 수밖에 없다고 하며, 공산주의는 평등을 실현하는 대신 부자유를 감수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전자는 자유를 선택한 대가로 빈부격차의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후자에서는 경제적 평등을 구현하는 대신 자유가 제한됩니다. 그렇다
세계가 곧 중생의 마음이다.-대승기신론 1. 논에다 밀을 심으면 빵을 배불리 먹을 수 있을까? 중학교 때 한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으로 기억됩니다. 만약 사도 바울이 서쪽 로마가 아니라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더라면 우리가 지금의 서양처럼 잘 살게 되었을 것이라고.!? ‘근대화=서구화’라는 등식이 별다른 의심 없이 자리하고 있던
시든 연꽃에 부처님은 앉아 계신다 —여래장경 1. 보편종교로써의 불교, 성불의 근거는 초월적이며 선천적이어야 한다 종교는 인류와 함께 시작하였습니다. 고대인들은 하늘에서 내려치는 번개를 보며 신의 권능을 상상했고, 한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고 새봄에 돋는 새싹에서 신의 섭리를 생각했습니다. 고대인의 종교성은 그들이 처했던 환경과 어울려 특유의 종교형
하늘은 그 마음으로 만물을 두루 덮어도 무심하고, 성인은 그 정으로 만물을 따라도 무정하다. —정호 1. 주자와 육상산, 성인은 아무나 되나? 1175년. 중국의 강서성 연산현(江西省 鉛山縣)에 있는 아호사(鵝湖寺)에 당대의 석학 두 사람이 만납니다. 주자(朱子)와 육상산(陸象山). 주자는 성리학을 집대성하여 이른바 주자학을 완성한 바로 그 주자
마음은 화가. 모든 세상을 그린다 - 화엄경 1. 《양들의 침묵》, 양들은 비명을 멈추었는가? 다섯 번째 희생자! 여자를 납치 살해하고 살갗만 벗긴 채 버리는 연쇄살인범의 등장에 미국은 경악합니다. 이 살인범은 여자들을 성폭행하지도 않습니다. ‘버팔로 빌’이란 별명 그대로 범인은 다만 뚱뚱한 여자들만 골라 납치한 후 살갗을 벗겨낼 뿐입
1. 속제(俗諦), 그 진리와 망념의 경계모든 부처님은 이제(二諦)에 의존하여 법을 설하시니, 첫째는 세속제(世俗諦)요, 둘째는 제일의제(第一義諦)이다.이제는 속제(俗諦)와 진제(眞諦)로 중관학의 중심개념입니다. 속제는 세속제, 혹은 세제(世諦), 진제는 제일의제, 또는 승의제(勝義諦)라고도 합니다. 나가르주나는 《중론(中論)》에서 “만약 이 두
사막은 아름다워.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디엔가 우물이 숨어있기 때문이야. 그런데 눈으로는 찾을 수 없어. 오직 마음으로 찾아야해.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1. 차라리 수미산 같은 아견(我見)을 일으킬지언정 겨자씨만큼도 공견(空見)에 빠지지 말라 오래전 군대 제대하고 지리산에 올랐다가 마침 영광 건설현장에 파견 나가 있던 형님을 찾아가던 길이었
계몽은 예로부터 인간에게서 공포를 몰아내고 인간을 주인으로 세운다는 목표를 추구해 왔다. 그러나 완전히 계몽된 지구에는 재앙만이 승리를 구가하고 있다. —M. 호르크하이머, T. 아도르노, 《계몽의 변증법》1. 모든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다? 중세의 숨막힐듯한 질곡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킨 건 이성이었습니다. 이성은 과학적이며 합리적으로
1. 돈이 행복의 조건? 봄에 사촌들과 삼겹살을 구워 먹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행복의 조건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아내는 행복해지려면 얼마간의 돈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고, 아내의 주장에 사촌동생이 동조했습니다. 제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돈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가 곧장 반론에 부딪힌 것이지요. 제가 물었습니다. 나 : “지금 너는
1. 진실은 어떻게 아는가?진실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여기 한 장의 사진을 볼까요?일본군은 1937년 난징에 진격하여 이듬해 12월까지 머물며 중국인을 비롯한 약 30만 명의 민간인을 학살합니다. 강간, 약탈, 살육. 민간인을 상대로 총검술을 연마하고 심지어 임산부의 배를 갈랐습니다. 이 두 명의 일본군 장교는 이 난징대학살에서 100명의 머리를 누가
진실하여 결코 허망하지 않다. 그러므로 반야바라밀다 주문을 설한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1. 반야(般若)의 다양한 모습반야(般若)는 2종반야·3종반야·5종반야로 분류됩니다. 2종반야는 공반야(共般若)와 불공반야(不共般若)를 말합니다. 이는 판교(判敎)를 위한 구분입니다. 천태종에 의하면
1. 열정적이고, 심오하며, 지배적인 천재의 전형이다.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Joseph Johann Wittgenstein, 1889~1951)은 1889년 오스트리아 굴지의 재벌가에서 5남 3녀 중 막내아들로 태어납니다. 아버지 칼 비트겐슈타인은 철강업으로 당대에 막대한 부를 이룬 성공한 기업가이자 음악 애호가였습니다. 어머니 레오폴디네 또한
틀림없이 죽음에 대한 인식과 삶의 고통과 비참함에 대한 고려야말로 세계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색하게 하고 그것을 형이상학적으로 설명하게 하는 가장 강한 자극이다.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1. 언표될 수 없는 대답에 대해서는 물음도 언표될 수 없다한 철학자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게 되었습니다. 강의 3분의 1쯤 왔을
길을 가는 세 사람 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논어》1.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본래면목(本來面目)은 어떤 모습인가요? 지금의 내 모습은 가짜인가요?괴팍하고 자기만 아는 노처녀 도라(Dora: 페르난다 몬테네그로 분)는 오늘도 중앙역 한구석에 삐그덕거리는 책상을 놓고 손님을 기다린다. 한때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지만 지금은 가난하고 글 모르는
1. 위대한 침묵속으로그리스 테살리아의 벌판에는 하늘의 기둥이라고 하는 바위기둥들이 솟아 있고, 그 꼭대기에 수도원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수도원을 메테오라(Meteora)라고 부릅니다. 메테오라는 그리스어로 ‘공중에 떠 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정말로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깎아지른 바위기둥 꼭대기에 위태롭게 수도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