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을 향해 한발 한발 천천히 걸어가는 수행자 행렬은 구경거리가 될 만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시간이 되면 관광객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었습니다. 매일 새로운 단체 관광객이 전세 버스를 타고 와서 커다란 카메라로 우리 모습을 찍는 상황이 웃겨서 속으로 웃었습니다. 살다보니 내가 이렇게 구경거리가 되는 일도 있구나 하면서 이 상황이 좀 재미있게 여겨졌습니다.불
마하시선원은 수행시간을 철저하게 지키도록 규제하고, 또 외부로 나가는 것은 엄격하게 통제했습니다. 한 한국인 수행자가 오전에 스님들이 탁발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갈 때 뒷줄에 서서 따라 나간 사건이 있었습니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오피스센터 여직원이 와서 한국인 여자 수행자들을 다 모이라고 하고는 화난 얼굴로 야단을 쳤습니다.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
마하시선원의 정규 일과는 이렇습니다. 오전 3시에 일어나 4시 이전에 숙소를 나와야 했습니다. 이때 여자 숙소 출입문은 잠겼습니다. 이 문은 오전 9시가 돼야 열렸습니다. 그 사이에는 밖으로 나가지 않은 사람은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고, 나갔던 사람은 중간에 들어오고 싶어도 들어올 수 없었습니다. 남자 숙소에서는 한 스님이 일일이 방을 찾아다니면서 명상
마하시선원에서 보낸 열흘사야도는 역시 다르다김은주·자유기고가간화선은 혼자서 하는 수행입니다. 공부를 하다가 어떤 경계를 만났을 때 이것이 바른 것인지 아닌지를 스승에게 점검받을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런 경계가 없다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야 하는 길입니다.반면에 위빠사나 수행은 자신의 공부 과정을 스승과 공유하는 것 같았습니다. 배에
우리나라 절에서는 오신채(파, 마늘, 달래, 흥거, 부추)를 먹지 않고, 육식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스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고기를 먹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문화적 환경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남방불교의 본산인 미얀마 마하시선원에서 가장 놀라운 풍경은 수행자의 밥상에 올라온 고기였습니다.탁발문화가 아직 남아있는 등 계율이 더욱 엄격
마하시선원에서 수행을 시작한 지 사흘째였던 것 같습니다. 저녁 명상을 하려고 숙소를 나서고 있었습니다. 그때 난 기력이 없었습니다. 하루 8시간씩 수행을 하는데 먹는 건 부실하다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기운이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마하시선원은 수행자를 위해 최선의 식사를 준비해주었지만 입이 짧아 다른 나라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는 없었습니다.숙소
식당으로 가기 전 줄을 서있을 때 한 한국인을 만났습니다. 그녀는 처음 마하시선원을 방문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위빠사나’ 명상도 처음일 뿐더러 다른 어떤 수행도 해본 적이 없는 초심자였습니다.나에게 이것저것 가르쳐주었던 A 또한 수행을 오래 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좀 뜻밖이었습니다. 오래 수행을 해온 고수들만 오는 줄 알았
마하시선원의 하루는 오전 3시에 기상해서 오후 9시에 마무리됐습니다. 수행을 중심으로 돌아갔습니다. 이곳에 오고 이틀 정도는 시끄러운 소리에 적응하느라 명상이 힘들었습니다. 수행자에게는 명상이 전부인데 그것이 안 되는 하루는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틀쯤 지나 이곳 생활에 적응이 되니 명상을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었습니다. 배의 오르내림을 관찰하면서 앉아있었는데 미세한 감각까지 관찰할 수 있었으며 생각 때문에 방해받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름 편안하면서도 즐거운 기분을 느끼며 앉아있을 수 있었습니다.‘오늘은 또 뭐 해먹지’ 하며 밥 할 걱정 안 해도 되고, 할 일도 없고, 딱히 걱정할 거리도 없고, 오직 명상만 하는 게 일상이었는데, 나에게는 너무나 좋았습니다. 어떤 날은 이렇게 쭉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특히 좌선을 좋아했습니다. 좌선을 할 때 편안함이 깊어지는 경험을 즐겼습니다. 위빠사나 수행이 내게는 생소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수행에 익숙해지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 내가 해오던 간화선 수행보다 쉽고 재미있었습니다. 1시간 30분 정도 좌선을 하고 30분 행선하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원래는 1시간씩 교대로 해야 했지만 좌선시 집중이 잘 됐기 때문에 행선은 좌선 때 쌓인 긴장감을 풀어주는 정도로만 이용했습니다.
오전 9시까지 선원 오피스센터에 도착해 곧바로 방을 배정받고 명상복을 갈아입은 뒤 9시 40분에 점심을 먹기 위한 줄에 섰습니다. 친절한 한국인 수행자가 있어 나에게 이것저것 일러주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는 중국계 노스님에게서 팔계를 받고, 한국어로 된 위빠사나 기초지식에 관한 녹음 내용을 20여 분 들었습니다. 한국인이나 일본인, 중국인이 많이 오다 보니
내가 배정받은 방은, 햇빛이 들지 않아 어둡고 습한 기운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곰팡이 냄새도 좀 나는 것 같고, 음기가 느껴지는 방이었습니다. 근데 더 실망스러운 것은 베란다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는 것입니다.미얀마를 가기 전 인터넷에서 마하시선원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는데, 어떤 블로그에서 베란다에 대한 로망을 갖게 하는 글을 읽었었습니다. 베란다에 앉아
지난 1월 남편과 함께 마하시선원에서 10일간 수행을 하였습니다. 마하시선원은 미얀마 양곤에 있으며, 마하시 사야도가 위빠사나 수행을 전 세계에 보급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부처님이 깨달은 수행법으로 알려진 위빠사나 명상을 하면서 경험했던 것과 함께 명상센터의 일상 이모저모를 소개합니다.전날 밤은 마하시선원에서 가까운 한국인 숙소에서 잤
석가모니부처님의 고향인 네팔의 룸비니시와 협력해 거대한 불교복합센터를 스페인의 카세레스(Cáceres)시에 만들기 위한 계획이 가동되고 있다.룸비니시는 1월초 스페인의 고도 카세레스와 자매결연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카세레스를 룸비니처럼 부처님의 고향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이기로 합의했다. 두 도시의 시장과 카세레스가 위치한 에스